"'창밖의 여자' 연락한 건 나였다"…안평선 전 동아방송 PD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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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동아방송 PD로 '정계야화', '창밖의 여자' 등 라디오 드라마를 만든 안평선(安平善) 한국방송인회 명예회장이 25일 오후 4시5분께 서울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7일 전했다. 향년 만 89세.
1936년 7월 경기 광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고인은 중앙고,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58∼1959년 KORCAD TV 연기자를 거쳐 1963년 동아방송 개국 PD로 입사했다. '이 사람을!' 등의 교양프로그램, '낙조유정', '서울춘향전', '요화 배정자', '데이신따이(挺身隊·정신대)', '잘 돼 갑니다', '정계야화' 등 라디오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 사람을!'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데이신따이', '정계야화'는 작가 김기팔(1937∼1991)과 호흡을 맞췄다. 1980년 방송 통폐합 후 KBS 라디오심의부장, 제작2국 부국장 겸 예능2부장, 군산방송국장, 춘천방송총국장을 지냈고, 케이블TV 경동방송 사장, 한국방송인회 회장·명예회장을 역임했다.
1979년작 '창밖의 여자'는 고인이 기획하고 후배(이규상 PD)가 연출했다. 배명숙 작가의 동아방송 연속극 모집 당선작이었다. 2018년 아르코예술기록원 구술 채록 당시 "(1979년) 조용필씨가 ('대마초 파동' 후 방송) 금지에서 풀려나서 며칠 지났을 때 내가 전화를 걸었다"며 "'작곡은 누가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제가 그냥 하면 안 될까요'라고 했다. 그 사람 작곡한 걸 본 일이 없으니까 조금 당황했다"고 했다. 또 "1979년 12월 벽제 지구레코드 녹음실에서 조씨가 1절을 불렀는데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라고 부른 순간 깜짝 놀랐다. 1절 부른 뒤에 기계가 고장 나서 연습 삼아 녹음한 1절만 틀었다"고도 했다. "방송 후 청취자가 전화를 걸어와서 드라마 얘긴 안 하고 '조용필씨 판은 어디 가서 사느냐'더라. 조씨는 미국 공연 간다길래 할 수 없이 1절을 두 번 붙여서 본방송과 재방송에 틀었다"고 회상했다.
조용필씨는 2018년 4월 '불후의 명곡'에서 같은 장면을 두고 "창밖의 여자는 1979년 12월6일 저녁 동아방송으로부터 연락받은 그날 바로 만든 노래"라고 했다. 조씨는 작가 배명숙씨가 가사를 전화로 불러 줬다고 했지만, 고인은 2018년 구술 당시 "내가 가사를 불러줬다"고 회상했다. 창밖의 여자는 1980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유족은 부인 박순자씨와 1남1녀(안호정<전 하나증권 상무>·안의영<국회방송 PD>), 며느리 오혜영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고려대안암병원 장례식장 201호실, 발인은 28일 오전 5시 30분. 장지 경기도 광주 선영. ☎ 070-7816-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