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슈프림' 사프디 감독 "샬라메의 강렬함과 소년미에 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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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향해 질주하는 탁구 선수 이야기…티모테 샬라메 골든글로브 수상작
"헛된 꿈이라도 꿔야 삶이 존재…영화 사랑하는 韓 관객께 영감 주길"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영화 '마티 슈프림'에서 세계 최고 탁구 선수가 되길 꿈꾸는 마티 마우저는 자신을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라고 일컬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는 캐릭터다.
제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생존한 상대 선수를 향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아도 나를 이기지 못한다"고 할 때는 자신감이 오만함으로 비치기까지 한다.
치기 어린 행동에 감정 이입하기 어려웠던 마티는 한편으로 짠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굴욕을 감수할 정도로 꿈에 진심인 순수한 마티도 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마티는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대세 배우 티모테 샬라메로 완성됐다. 작품을 연출한 조시 사프디 감독이 샬라메에게 끌린 지점은 그의 소년미였다.
2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난 사프디 감독은 "티모테 샬라메에게 가장 큰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강렬함"이라며 "소년 같은 매력과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 때문에 그를 기용했다"고 말했다.
전날 개봉한 '마티 슈프림'은 195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탁구선수 마티 마우저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이야기다. 마티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온갖 거짓말과 사기도 서슴지 않는다.
사프디 감독은 "마티는 '내가 이 지구에서 태어난 이유는 이 꿈 때문이야, 그래서 위대함에 닿아야 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가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객이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캐릭터로 된 것은 샬라메의 사랑스러움과 부드러운 면 때문에 가능해진 거 같다"고 했다.
사프디 감독은 샬라메가 진지하고 집요한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샬라메는 탁구 선수 역할을 위해 6∼7년간 탁구 연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프디 감독은 "제가 책을 읽어오라고 하면 일주일 만에 다 읽어서 왔다.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인데도 탁구 연습에도 열성적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샬라메는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일치율)을 자랑하며 이 영화로 올해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20개가 넘는 주연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사프디 감독은 뉴욕 출신의 유대인 탁구 선수 마티 라이스먼의 전기에서 영감을 받아 각본가 로널드 브론스타인과 함께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는 "라이스먼의 책은 탁구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고 많은 것을 알게 하는 출입문과 같은 역할을 했다"며 "마티 마우저는 허구의 캐릭터로 실제 마티 라이스먼과 거의 상관이 없다"고 했다.
마티처럼 주인공을 완전히 미워하지도, 완전히 응원하지도 못하는 점은 '언컷 젬스'(2019) 등 사프디 감독의 전작과 비슷한 지점이다.
사프디 감독은 "인간의 완벽하지 않고 복잡한 면모에서부터 각본을 쓰기 시작한다"며 "자랄 때 제 주변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는 그 사람들의 선함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점이 작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을 사는 데 있어 사람들의 결함과 복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공을 향한 확신으로 가득 찼던 마티는 결국 본인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는 누구든 상관없이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의 붕괴로 읽히기도 한다.
한편으로 마티가 비록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본인 인생을 바꿀만한 다른 사건을 마주한다는 점에서 결말은 새로운 시작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프디 감독은 "자신의 운명을 거슬러 가며 좇던 꿈은 헛된 꿈이었지만, 그것은 꿈을 다 꾸고 나서야 알게 된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꿈을 꿔야 한다. 그래야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객들이 결말을 보며 해피엔딩인지, '해피'(happy)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프디 감독은 이 영화가 한국 관객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한국은 제가 항상 가고 싶어 하는 나라다. 한국 영화에 애정과 존경심을 갖고 있고 한국 관객분들도 영화를 사랑해주시고 큰 열정을 갖고 계신 걸로 안다"며 "1950년대 미국에서 꿈꾸는 사람(dreamer)의 이야기가 많은 분에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