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 120년 다큐 '파도를 넘어' 세계 영화제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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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이민부터 후손들 삶 담은 '이민사 휴먼스토리'…북미·유럽서 잇단 수상
(서울=연합뉴스) 지난 8월 하와이 오아후 묘지에서 하와이 한인미술협회 회원들이 초기 한인 이민자 묘비 탁본 작업을 하고 있다. [고송문화재단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하와이 한인방송 KBFD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파도를 넘어'(Beyond the Waves)가 뉴욕·LA·그리스·칠레 등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받고 수상하며 한국 이민사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인 국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작품은 인천 제물포구락부가 추진해온 '이민사 휴먼스토리' 프로젝트를 중심 서사로 삼아, 1903년 제물포항을 떠난 초기 한인 이민자의 흔적을 복원하고 하와이 후손들의 삶과 기억을 잇는 국제 공동 아카이브 작업을 담았다.
다큐는 최근 북미·유럽·남미 주요 영화제에서 연이어 공식 초청되거나 수상했다. ▲ 뉴욕국제영화제(NYIFA) 10월 다큐멘터리 장편 최우수상 수상 ▲ LA 필름 어워드(LAFA) 공식 초청작 및 경쟁부문 파이널리스 선정 ▲ 그리스 아테네국제월간예술영화제(AIMAFF) 우수작 ▲ 칠레 독립영화제 공식 초청작 선정 등이다.
국내 이민사 소재 다큐멘터리가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사례는 드물어, 작품의 메시지와 서사가 글로벌 관객에게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8월 인천 제물포구락부에서 열린 '하와이 이민사 휴먼스토리' 전시회에서 탁본을 둘러보고 있는 고서숙 고송문화재단 이사장. [고송문화재단 제공]
다큐의 중심에는 고송문화재단 고서숙 회장이 진행해온 '하와이 한인 묘비 탁본' 활동이 자리한다.
고 회장은 100여 년 전 사탕수수 농장에서 생을 마감한 초기 이민자들의 묘비를 찾아 이름이 사라진 비문을 직접 탁본해 복원해왔다. 작품은 이 탁본 작업을 '잊힌 이민의 기억이 다시 고향 인천으로 돌아오는 귀환의 상징'으로 포착한다.
하와이에서 제작된 묘비 탁본을 인천 제물포구락부로 옮겨 전시한 공동 프로젝트는 '떠난 곳과 남은 곳'의 기억이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는 상징적 장면으로 그려진다.
다큐는 제물포구락부의 기획을 중심축으로 삼고, 그 외연을 하와이 한인사회의 다양한 실천이 감싸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하와이 한인회의 '코리안 페스티벌'은 한인 2·3세에게 뿌리와 문화를 전하는 대표적 지역 축제로, 하와이 한인사회의 활력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담겼다.
또 미주한인재단·하와이 이민연구소의 '8.15K 독립운동사적지 걷기대회'는 하와이 곳곳의 한인 독립운동 사적지를 8.15km로 잇는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미주와 한국이 함께 걸으며 기억을 공유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이러한 현지 커뮤니티 활동들은 모두 묘비 탁본 프로젝트와 결을 같이하며, "이민사의 현재가 여전히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강화한다.
작품은 결국 이름을 다시 읽고, 길을 다시 걷고, 뿌리를 다시 연결하는 '기억의 귀환'을 주제로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제작진은 "추가 해외영화제 상영을 앞두고 있으며, 하와이 고송문화재단은 2026년까지 확장형 이민사 아카이브 프로젝트와 전시·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