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흥행 공식'의 반전…드라마→웹툰·웹소설로 역방향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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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군부인', '레이디 두아' 등 흥행에 IP 온라인 콘텐츠로
순수 창작 극본의 귀환…"신진 작가 등용문 여는 선순환 모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지난 수년간 K-드라마 시장에서는 인기 웹툰이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흐름이 달라진 모습이다. 신인 작가들의 참신한 필력이 돋보이는 '창작 극본' 드라마들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웹툰·웹소설이 제작되는 '역방향' 지식재산권(IP) 확장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스타 작가·웹툰 원작 넘어선 신인 작가의 '창작 극본'
25일 방송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큰 주목을 받은 드라마나 시리즈 중에는 기존 인기 IP나 스타 작가의 대작이 아닌, 신인 작가의 창작 극본에서 출발한 작품들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국내외에서 '올해의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아이유·변우석 주연의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은 2022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 당선자인 유지원 작가의 데뷔작이다. KBS '은애하는 도적님아' 역시 2020년 이선 작가가 스튜디오드래곤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극본을 토대로 제작됐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상반기 공개된 '레이디 두아'(추송연 작가), '월간남친'(남궁도영 작가) 등도 신인 작가들의 손에서 탄생한 순수 창작 극본들이다.
이 작품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거둔 흥행 성적은 고무적이다. '월간남친'과 '레이디 두아'는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고, '21세기 대군부인'은 방영 2주 차에 시청률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1.1%를 돌파하며 높은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들은 신인 작가의 작품임에도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고 화려한 캐스팅을 선보이며, 스타 작가와 기존 IP에만 의존하던 업계의 관행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기존 웹소설·웹툰 기반 드라마는 조회 수로 (화제성이) 검증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영상화 과정에서 여러 난관이 있다"며 "10여년 전 판권을 구매해 실사화하는 경우 벌어진 '시차'로 인해 지금 보기엔 시대와 감성이 안 맞는 경우도 있고, 원작을 그대로 고증하는 것도 위험부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인 작가의 공모 극본 작품이 성공하게 되면 방송사나 OTT 입장에선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의 작품을 발굴하고, 창작자 입장에선 또 다른 신진 작가의 등용문을 열어주는 새로운 선순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역시 "요즘은 신인 작가가 데뷔할 수 있는 공식적인 루트가 굉장히 좁아졌다"며 "업계에서 훌륭한 창작력을 지닌 신인 작가들의 작품들에 좀 더 투자해 심도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그런 작품들의 성공을 통해 또 다른 신인 작가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드라마에서 웹툰으로…IP 생태계 넓히는 '역방향 확장'
창작 극본의 성공은 단순히 흥행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웹툰·웹소설이 영상물의 주재료였다면, 이제는 흥행한 드라마가 웹툰과 웹소설의 원천 IP가 되는 '역방향 흐름'이 안착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21세기 대군부인' 유지원 작가는 드라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웹소설 '21세기 대군부인 in 왕립학교'를 내달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드라마 종영 시점에 맞춰 웹소설을 공개함으로써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은애하는 도적님아'의 경우 방영 일주일 전 네이버 웹툰을 선공개하며 드라마를 기다리는 팬들의 기대감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외에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해 우리는', '킹더랜드' 등 다양한 인기 드라마를 소재로 웹툰·웹소설이 만들어졌다. IP 확장 방식도 다양하다. 드라마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영상에서 다루지 못한 디테일한 서사를 추가하거나,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이나 시퀄(후속 이야기) 등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방식 등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작품의 세계관을 깊이 있게 즐길 창구를 팬들에게 제공하고, 콘텐츠 업계에는 IP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율적인 비즈니스 전략이 된다고 보고 있다.
웹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라마 IP를 웹툰, 웹소설로 확장하는 경우 팬 입장에서는 익숙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만나는 경험이 되고, IP에 대한 관심과 몰입이 지속되는 효과도 있다"며 "제작사 입장에선 IP 라이프사이클을 확장하고 팬과의 접점을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IP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