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민·문상민·김재원…안방극장 남주인공 '젠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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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전후 출생 배우 약진…"새 얼굴 찾는 대중심리 반영"
플랫폼 확장·연상연하 트렌드 등 영향…다양한 장르서 두각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최근 안방극장을 달구는 남자 주인공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2000년 전후로 태어난 '젠지'(Gen-Z) 세대 배우라는 점이다.
'폭군의 셰프'의 이채민, '은애하는 도적님아'의 문상민, '유미의 세포들3'의 김재원 등 신예 남자 배우들의 약진으로 이른바 '젠지 남자 주인공' 시대가 열리고 있다.
9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3'에서 남자 주인공 신순록 역을 연기한 배우 김재원은 2001년생이다.
2018년 모델로 데뷔한 그는 '우리들의 블루스', '킹더랜드', '옥씨부인전', '은중과 상연', '레이디 두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아역, 조연 등으로 대중에 얼굴을 비추다 '유미의 세포들3'에서 유미(김고은 분)의 마지막 남자 신순록으로 등장하며 차세대 로맨스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유미의 세포들3'을 연출한 이상엽 감독은 "순록이를 찾기 위해 온 배우들을 다 뒤졌다"며 "김재원 배우는 키도 훤칠하게 크고, 눈동자도 까맣고 맑아 순록이 느낌이 많이 났다. 김재원 특유의 20대스러운 모습이 (극 중 연하남인) 순록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잘 묻어났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 2000년생인 이채민은 2021년 드라마 '하이클래스'로 데뷔해 '일타스캔들', '하이라키' 등에서 서서히 얼굴을 알리다 지난해 tvN '폭군의 셰프' 주인공 이헌 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당초 이 역을 맡기로 했던 배우 박성훈의 하차로 촬영 시작 직전 급히 투입됐다. 일각에선 신인 배우 캐스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채민은 짧은 기간 내에 승마부터 서예, 다채로운 맛 표현까지 빈틈없는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작품 역시 지난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7.1%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하며 크게 흥행했다.
2019년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로 데뷔한 문상민 역시 2000년생이다. 그는 2022년 첫 TV 드라마 데뷔작인 '슈룹'에서 임화령(김혜수)의 둘째 아들 성남대군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올해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 도월대군 이열,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에서 이경록 역으로 각각 주연을 맡으며 대세 남자 주인공으로 발돋움했다.
이들은 모두 TV 드라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 웹드라마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단역·조연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오다가 지난해부터 화제성 높은 작품의 주인공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키 1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대세 반열에 오르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 업계에서 신예 배우들의 발굴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배경에는 플랫폼 확장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OTT와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기존 레거시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도 재능을 선보일 창구가 넓어졌고, 제작사들이 새 얼굴을 발굴하기도 훨씬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연상연하 커플의 로맨스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줄어든 점도 이러한 신예 남자 배우 캐스팅 흐름에 한몫했다. 이들의 상대역으로 김고은, 임윤아, 남지현 등 연기력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은 여배우들을 배치한 것은 신인 기용에 따른 흥행 실패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제작 업계의 전략적 계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이에 대해 "요즘 대중은 빠르게 지루함을 느낀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로 인해 OTT 등 콘텐츠 업계에서도 더 신선하고 그 시대 대중의 감성을 저격하는, 새로운 인물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있다"며 "대신 상대역은 경험 많은 배우로 배치해 경험이 적은 배우를 이끌어주도록 하면서, 신인 발굴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지 남자 배우들의 영역 확장은 로맨스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1천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군 복무를 소재로 한 티빙의 코미디물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돌아오는 박지훈, 그리고 지난해 의학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연애박사', '롱 베케이션' 등 다양한 차기작을 준비 중인 추영우. 두 사람은 최근 주목받는 1999년생 동갑내기 배우다.
아울러 신인 위주의 캐스팅에도 깜짝 흥행 성적을 거둔 넷플릭스 공포물 '기리고'의 현우석(2001년생), 백선호(2003년생)와 이효제(2004년생), '신사장 프로젝트'에서 대선배 한석규와 인상적인 듀오 연기를 펼친 배현성(1999년생) 등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드러내며 한국 콘텐츠 업계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플랫폼의 확장으로 공개할 수 있는 작품의 편수가 늘어난 데다, '신선한 얼굴'을 찾는 시청자들의 수요와 스타 마케팅 의존도를 줄이려는 제작사들의 기조가 맞물려 실력 있는 신예 배우들에게 기회의 문이 더욱 넓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공 평론가는 "최근 콘텐츠 업계는 한 작품에서 성공하면 곧바로 후속작이 나오고, 두세 번만 잘 히트를 치면 배우 자체가 히트 상품이 되는 구조"라며 "앞서 '선재 업고 튀어'의 변우석 등이 그 선례를 보여줬듯, 이러한 구조 속에서 새로운 신예 배우들이 계속 배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