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난 천상 딴따라…질리지 않고 노래할 수 있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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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4집 '인간계' 발매…"위로 필요한 사람에게 시선 두고 노래"
"싫어하는 사람 마음도 움직여야…유튜브는 노래가 갈 길 아냐"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안치환이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혼자 노래를 만들어보고 밴드와 연습하는 시간이 아직도 가장 행복해요. 천상 '딴따라'라서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하하."
가수 안치환(60)은 노래가 마음속에서 즐거움을 샘솟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1980년대 대학 노래패 활동을 거쳐 1989년 솔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40년 가까이 저항가수로 활동하며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해왔다. 꾸준히 음반 작업을 이어온 덕에 정규 앨범은 어느덧 열 장을 넘겼다.
경력이 쌓이며 노래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순간이 찾아올 법도 하지만, 안치환은 자신의 열정만큼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안치환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작업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나의 존재 이유는 곧 노래"라며 "질리거나 지루해하지 않고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안치환이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4 [email protected]
안치환은 지난 3∼4년간 작업한 노래들을 모아 다음 달 중순 정규 14집 '인간계'를 발표한다.
앨범에는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을 노래한 '오늘도 또 노동자가 죽었다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생각을 담은 '개념연예인' 등 인간 세상의 복잡다단한 모습을 드러내는 노래 16곡을 담았다.
안치환은 "모든 대상이 곧 내가 노래를 해야 할 대상과도 같다"며 "고고하게 이야기하면 인간계 위에서 세상에 소외된 곳,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시선을 두고 노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정부를 향한 분노와 비판을 담은 노래도 앨범에 여럿 담겼다. 안치환은 시대적인 상황에 맞춰 이러한 곡들을 발매할 수밖에 없었지만, 노래를 만드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대가 각박하고 암울했던 만큼 노래도 날카로워지고 각박해졌다"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 노래도 모아뒀는데, 내년 정도에 앨범을 하나 더 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안치환이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4 [email protected]
안치환은 음악 감상 환경이 변화하고 유튜브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저항가요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하며 자신을 잃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안치환은 "유튜브에서는 날것과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얻지만, 그것이 노래가 갈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유튜브는 내 노래를 모으는 아카이브 정도로만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저항가요는 나를 싫어하는 사람의 마음도 움직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의 생리를 따라 자기 진영의 이익만 취하고 상대방은 안중에 없는 노래는 부르고 싶지 않았어요."
안치환의 목표는 열심히 살아온 중장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다음 달 대구, 서울, 광주를 돌며 개최하는 단독 콘서트에서도 자신의 대표곡과 신곡들을 들려주며 관객과 소통할 계획이다.
안치환은 "우리 세대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노래를 듣고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세상의 모양이 다르듯 좋아하는 것도 다르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가능한 한 오래 기량을 유지하며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안치환은 노래가 히트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싱어송라이터라면 자신의 목소리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내가 노래를 꾸준히 쓰고 있는지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자가 진단을 통과하는 한 계속 노래할 겁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가수 안치환이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4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