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코미디로 빚은 기상천외한 비행기 납치극…설경구 '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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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현 연출작, 부산영화제서 국내 첫 상영…요도호 사건서 영감
'능청' 설경구·'카리스마' 류승범 호연…내달 넷플릭스 공개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1970년 무장 혁명을 통한 자본주의 타파를 외치던 일본 적군파가 궁지에 몰린다.
이들이 타개책으로 삼은 것은 비행기 납치. 입국할 때 통과해야 하는 금속 탐지기가 의무화되지 않았던 시기, 이들은 손쉽게 비행기를 납치하고 승객들을 인질로 삼는다.
이에 일본 자위대를 비롯한 당국자들이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모인다. 자칫하면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올 수 있는 위급한 때, 고위 관료가 무력 진압 시 예상되는 인명 피해 수준을 실무자에게 묻는다.
"…5∼100명 정도로 예상됩니다."
"너무 범위가 넓은 거 아니야?"
설경구가 주연을 맡고 변성현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는 일촉즉발의 비행기 납치극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영화는 1970년 실제로 벌어진 요도호 사건을 소재로 해결사 아무개(설경구 분)와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이 납치된 비행기를 어떻게든 서울에 착륙시키려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요도호 사건은 일본 적군파가 민항기 '요도호'를 납치해 북한으로 망명을 시도한 사건이다.
'굿뉴스'는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이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굿뉴스'는 실제 사건의 얼개만을 빌려오고 이야기의 세부적인 요소는 코미디에 맞춰 재구성했다. 사태를 해결해야 할 관료들이 대책 없는 회의를 하고 납치범이 납치를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잘 모르는 식이다. 진지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전달함으로써 영화는 풍자의 성격을 띠게 된다. 일본, 한국, 북한, 미국 등 나라를 오가며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을 폭넓게 묘사해 풍자의 화살은 모두에게 향한다. 변 감독은 적절하게 음악을 써가며 상황의 아이러니함을 빚어낸다.
코미디를 위해 다양한 수단도 활용한다. 서부극의 형태를 빌려 장면을 묘사하는 패러디를 비롯해 일본 만화 '내일의 죠' 등을 인용해 웃음을 유발한다. 변 감독은 경쾌한 편집으로 코미디 요소를 적절히 배합하며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둔 여러 상황은 그 덕에 더욱 기상천외하게 다가온다.
배우들의 호연도 영화의 관전 요소다. '굿뉴스'를 포함해 변성현 감독과 네 개의 작품을 함께한 설경구는 아무개의 첫 등장부터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눈에 띄지 않지만 어느 순간 일을 해결하는 정체불명의 아무개처럼, 설경구는 다른 배우들에게 자리를 내주다가도 등장하면 화면을 장악하며 극을 끌어나간다.
중앙정보부장 박상현 역의 류승범은 영화 '부당거래'의 검사 주양 역을 떠올리게 하는 카리스마와 해학을 선보인다. 이외에 특별 출연으로 여러 배우가 깜짝 등장해 장면을 수놓는다.
영화는 이야기의 중심 캐릭터인 아무개와 서고명의 서사도 충실히 담았다. 이들의 서사는 극 중 언급되는 달의 의미와 맞물려 영화의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 제목인 '굿뉴스'의 의미도 주제 의식이 나타날 즈음 선명해지며 여운을 남긴다.
영화는 다음 달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