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케 쇼 "심은경, 부산국제영화제로 인연…첫인상 경이로워"

(부산=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배우 심은경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이어준 인연입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운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 첫인상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여행과 나날'로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일본의 미야케 쇼 감독은 주연 배우 심은경의 첫인상을 이렇게 묘사했다.

미야케 감독과 심은경은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당시 개봉을 앞두고 있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관객과의 대화(GV) 행사로 처음 만났다고 한다.

미야케 감독은 "영화 속 이미지와는 또 다른, 배우 개인이 가진 여러 매력을 느꼈다"면서 "이 배우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여행과 나날' 시나리오 작업 도중에 심은경이 작가 '이' 역을 맡아주면 힘 있고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서 출연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심은경은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제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라는 작품을 굉장히 좋아해서, 당시 어떻게든 이 좋은 영화의 감상을 더 많은 한국 관객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먼저 대담 참석을 제안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뿌듯하고 기뻤는데,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감독님과의 작업이 이뤄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덧붙였다.

심은경은 "직접 미야케 감독과 만나 작업해보고 나서 든 인상은 감독님이 제가 정말 존경하는 인물이 되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야케 감독이 촬영 시작 전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에게 편지를 돌렸던 일화를 들려주며 "감독님에게서 배우와 스태프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힘을 느꼈다"고 얘기했다.

편지에는 '영화는 결코 나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같이 만드는 작업이다. 그러니 각자 역할에 충실해 주시기를 바라고,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니 아프면 아프다고 꼭 말해달라. 서로 자유롭게 소통이 가능한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심은경은 "이 작품을 위해서 만난 이들과 인연이 됐고, 앞으로 이 영화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 다카다 만사쿠도 "미야케 감독은 현장을 즐기는 분"이라면서 "시행착오까지 즐기면서 스태프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간 기억"이라고 전했다.

12월 국내 개봉을 앞둔 '여행과 나날'은 각본가 '이'(심은경 분)가 여행지의 설경 속에서 숙소 주인 벤조(쓰쓰미 신이치)를 만나 교감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제7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국제경쟁 부문 대상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했다.

'이'가 쓴 각본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여주는 전반부의 '여름 파트'와 다음 작품을 구상하며 설산의 숙소를 찾은 '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후반부 '겨울 파트'로 나눠 다채로운 자연의 풍경을 그려냈다.

쓰게 요시히루의 만화 '해변의 서경'과 '혼야라도노벤상'(ほんやら洞のべんさん)을 엮어 만든 작품으로, 원작 속에서는 일본인 남성인 '이' 역할을 심은경이 맡아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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