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된 김연경·서장훈·추신수…'스포츠 예능'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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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농구·야구단 이끄는 스타들…박세리는 女야구팀 단장
목표는 구단 창단·국가대항전 도전·전국대회 우승 등 '리얼'
복싱까지 종목 다양해져…"각본 없는 드라마 자체가 예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전 배구선수 김연경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MBC 새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9.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김연경, 서장훈부터 박세리, 추신수까지 예능계에 스포츠 바람이 불고 있다.
예능이지만 이들은 모두 진심으로 경기를 한다. 축구, 야구를 넘어 농구, 배구, 복싱 등 종목도 다양해졌다.
12일 방송계에 따르면 김연경은 지난달 28일 첫 방송한 MBC 신규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4-2025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김연경이 신인 감독으로 변신해 '필승 원더독스'라는 이름의 신생 배구단을 이끄는 과정을 담은 스포츠 예능이다.
팀에는 프로 무대에서 방출된 선수, 프로 진출을 꿈꾸는 실업팀 선수, 은퇴 후 다시 코트를 밟으려는 선수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 합류해 악체인 '언더독'에서 '원더'로 진화를 꿈꾼다.
김연경은 처음으로 만들어진 배구 예능을 통해 종목을 알리는 것을 넘어 실제 프로 제8구단 창단을 목표로 한다.
김연경은 "그동안 좀 더 의미 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제가 제일 잘하는 배구로 예능을 만든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이 방송을 통해 많은 청소년이 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가대표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도 예능을 통해 농구단을 만들었다.
SBS 신규 예능 프로그램 '열혈농구단: 라이징이글스'는 다음 달 29일 첫 방송을 앞뒀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한 팀을 이뤄 농구로 아시아 국가대항전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는다. 서장훈이 감독을 맡고, 프로 농구선수 출신 전태풍이 코치로 나선다.
그룹 샤이니 민호, 2AM 정진운 등이 선수로 참여한 농구단 '라이징 이글스'는 지난달 22일과 지난달 8일 국내에서 두 차례 경기를 선보이며 농구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필리핀 원정에서는 현지 연예인 농구팀과의 국가대항전도 준비하고 있다.
골프 여제 박세리는 골프팀이 아닌 '여자 야구팀'을 꾸렸다.
11월 첫 방송 되는 채널A 예능 '야구여왕'은 각기 다른 종목의 선수 출신 여성들이 야구에 도전장을 내민 스포츠 예능이다.
여성 선수 출신들에 애정이 있는 박세리가 단장을, 프로구단에서 '육성 총괄 담당'으로 활동하는 추신수가 감독을 각각 맡아 여러 분야의 야구 유망주를 '매의 눈'으로 영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라인업에는 육상 김민지, 리듬체조 신수지, 핸드볼 김온아, 유도 김성연, 수영 정유인, 핸드볼 박하얀, 스피드스케이트 김보름, 소프트볼 아야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여자 야구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첫 목표로 한다.
이외에도 복싱, 마라톤 등 다양한 종목들이 예능을 통해 등장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예능 '무쇠소녀단' 시즌2는 유이, 박주현, 설인아 등 배우들이 지난 시즌 철인3종 경기에 이어 이번엔 복싱에 도전, 전국생활복싱대회에서 전원 메달을 획득하며 감동을 안겼다.
다음 달 16일 첫 방송하는 MBN '뛰어야 산다' 시즌 2에서는 가수 션 등 연예계 대표 '러너'들이 쟁쟁한 러닝 크루들과 경쟁을 벌인다.
또 배우 마동석과 방송인 덱스 등이 출연하는 복싱 서바이벌 예능 '아이 엠 복서'(I AM BOXER)도 올 연말 tvN에서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예능이 쏟아지는 것은 몇 년 전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생활 체육 열풍을 일으키고, JTBC '최강야구'가 레전드 선수들의 집결로 큰 화제를 모으면서 스포츠 예능을 바라보는 시청자들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청자들은 기존 경기 중계에선 볼 수 없는 선수들의 피나는 훈련 과정과 경기장 밖 상황, 경기 중 선수들과 감독이 주고받는 대화 등을 들여다보며 스포츠 예능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다 맞닥뜨리는 큰 위기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서사는 시청자들이 함께 울고 웃는 드라마가 되며 인기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2화까지 방송된 '신인감독 김연경'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배구가 이렇게 재밌는 스포츠인 줄 몰랐다", "시합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다"는 글이 올라왔다.
야구 등 일부 종목의 경우 방송 이후 프로 경기 관중이 늘어나며 스포츠 업계에 선순환도 일어났다. 전현직 프로 선수들의 예능 도전도 점점 늘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시청자들은 이제 방송을 넘어 진짜 경기를 하고, 진짜 목표를 향해 뛰는 날것의 모습을 원한다"며 "선수들과 감독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나, 모두 함께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써 나가는 과정 그 자체가 예능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