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이사왔다' 안보현 "힐링 영화…연기 변신도 새로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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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룩하고 착한 청년 백수 연기…임윤아와 호흡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촬영 후반부에 찍은 어떤 장면에서는 굉장히 많이 울었어요. 눈이 너무 많이 붓는 바람에 시간을 가진 뒤에 재촬영했던 기억이 있어요."
'엑시트'(2019) 이상근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인 신작인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청년 백수 길구를 연기한 배우 안보현은 촬영 당시의 어떤 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
안보현이 언급한 장면은 길구가 격한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대목이지만, 극 중 인물들과의 관계에 워낙 몰입하다 보니 배우로서 울컥하는 지점이 있었다고 한다.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보현은 "전날 시사회에서 처음으로 완성본을 본 여운이 아직 남아있다"며 "관객들도 영화를 보고 힐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악마가 이사왔다' 속 길구는 회사생활을 버텨내지 못하고 퇴사한 뒤 자리를 잡지 못하다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임윤아)를 보호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물이다. 내세울 장점은 딱히 없지만 천성이 순하고 '무해한' 인물로 그려진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복싱 선수로 활동하고, 지난해에는 영화 '베테랑 2'에서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 안보현에게 어수룩하고 착한 길구 역할은 신선한 변신이었다고 한다.
안보현은 "여태껏 했던 강인한 역할들과는 상반되는 캐릭터라 도전하는 입장으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잠시 길을 잃은 백수지만, 누군가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캐릭터라는 점이 좋았다"고 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것은 배우로서 큰 성과이기도 하다.
안보현은 "작품으로 가장 크게 얻은 건 자신감"이라며 "앞으로도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잘 놀라고 당황하는 길구 특유의 '오' 하는 얼굴은 이상근 감독이 직접 시연해 준 표정을 참고해 연기했다.
안보현은 "길구의 말투나 표정, 톤의 높낮이 등에 이상근 감독님이 많이 투영돼 있다"며 "감독님이 직접 표정 묘사를 해주신 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과는 영화 촬영 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편안한 사이라고 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2년 전 촬영을 모두 마쳤지만 후반 작업과 편집에 시간이 걸려 오는 13일 개봉하게 됐다.
안보현은 "마치 동네 백수 형처럼, 감독님이라는 걸 잊을 정도로 사람을 편하게 해 주는 무해함이 있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상대 배우 임윤아에 대해서는 "'소녀시대 윤아'라고 하면 다가갈 수 없는 아우라가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굉장히 털털하고 사람 냄새 풍기는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열심히, 재미있게 촬영한 작품이 극장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지만, 가능하면 많은 분이 오셔서 '힐링 요소'를 가득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