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들었습니다'…'AI예술' 전성기에도 시선 끄는건 인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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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용하지 않고, 인간이 제작했다는 사실 앞세우는 경우 늘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이 제작했다는 사실을 앞세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초 애플TV 플러스를 통해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플루리부스: 행복의 시대'의 엔딩 크레딧에는 "이 작품은 인간이 만들었습니다"라는 자막이 포함됐다.
에미상·골든글러브 수상작인 '브레이킹배드'와 '베터콜사울' 등을 만든 제작자 빈스 길리건의 뜻에 따른 것이다.
길리건은 2년 전에도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창의성이 기계에게 넘어가 버린 세상에서 누가 살고 싶겠는가"라며 "현재로선 챗GPT는 표절 기계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인디 음악 공연장 '디 스토크 클럽'은 가수들에게 AI로 생성한 공연 홍보 포스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했다.
모든 공연의 홍보물은 반드시 AI가 아니라 인간이 직접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규모 공연장의 공지인데도 이 게시물은 불과 이틀 만에 8천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처럼 AI를 쓰지 않고 인간이 제작했다는 사실을 판매소구점(셀링포인트)로 삼는 것은 예술 분야에서 그만큼 AI 사용이 보편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생성 AI를 이용해 배우들의 헝가리어 대사의 억양을 자연스럽게 고쳤다.
다른 후보작들인 '에밀리아 페레즈'와 '듄: 파트2' 등도 영화 제작에 AI를 활용했다.
최근에는 AI 가수 브레이킹 러스트가 빌보드의 컨트리 디지털 송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고, 같은 차트의 3위에도 AI 가수인 케인 워커가 올랐다.
할리우드 프로듀서 출신인 찰리 핑크 채프먼대 교수는 "로스앤젤레스에는 실존적 공포감이 감돌고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그러나 영화와 비디오게임의 삽화 작업을 담당하는 시각 디자이너 칼라 오티즈는 소비자들이 인간이 만든 작품을 더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언가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연결되기를 갈망하게 된다"며 "그것은 서로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아주 원초적인 욕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악시오스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프랑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Deezer)가 벌인 조사를 인용해 소비자가 AI 예술과 인간이 만든 예술을 구분하지 못해 속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97%는 AI가 만든 노래와 인간의 노래를 구분하지 못했고, 52%는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