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아이' 마크툽 "노래는 나만의 진심 전하는 통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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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 돋보이는 서정적 발라드로 히트…케데헌 '골든' 커버도 화제
"인기에 감사, 기적 같아…몸짱 관리 이유? 몸은 내게 첫 번째 악기"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이번 여름 제 노래가 수많은 사람을 각자의 삶 속에서 만났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또 기적처럼 느껴지네요."
대형 K팝 스타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올여름 음원 차트에서 꾸준히 '톱 10'을 지키는 노래가 있다. 그것도 '푹푹 찌는' 한여름에 발라드로 거둔 성과다.
바로 싱어송라이터 마크툽이 올해 1월 발매한 발라드 '시작의 아이'다.
이 곡은 서정적인 가사와 시원시원한 고음을 앞세워 노래방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음원 순위를 서서히 끌어올려 지난 6월에는 멜론 일간 3위까지 기록했다.
마크툽은 19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 노래의 히트로) 숫자 혹은 순위가 아니라 확신과 책임을 얻었다"며 "가장 나다운 언어와 멜로디를 끝까지 고수해도 사람들은 결국 진심을 알아준다는 확신을 선물처럼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래는 단순히 음정을 맞추는 게 아니다. 호흡, 발성, 공명 등 모든 기술이 진심을 전하는 통로가 돼야 한다"며 "이 노래를 부를 때 소리를 단순히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한 음 한 음에 숨결을 불어 넣으려 했다. 음은 공기를 타고 사라지지만, 그 울림은 마음에 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지 리스닝'이 가요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듣는 이에게 쾌감을 안겨주는 화려한 고음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지만, 마크툽은 자신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시작의 아이'에서도 고음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유행은 변하지만, 음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저는 늘 '이 노래가 나다운가'를 먼저 묻고, 대답이 '예'라면 주저하지 않는다"며 "장르나 난이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곡이 지닌 '결'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진심이다. 저는 이번에 그 결을 선택했고, 많은 분이 이에 공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 단계에서 '혹시 조금 높나?'라는 생각에 1∼2키를 낮춰 불러도 봤지만, 원곡의 창공을 가르는 듯한 '신비로운 불사조' 같은 느낌이 사라졌다"며 "그래서 결국 원래 키로 남겨뒀다"고 덧붙였다.
마크툽은 '너의 이름은'·'날씨의 아이' 등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과 또 다른 유명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장송의 프리렌' 등에서 곡의 영감을 얻었다. 노래에 초자연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마크툽은 하지만 "이 노래가 그리는 장면은 결국 듣는 사람 각자의 마음속에서 완성된다"며 "이는 누군가에게는 여름 저녁의 붉은 노을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기억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마크툽은 '시작의 아이'에서 '시작은 늘 두렵지만, 동시에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는 메시지를 그려냈다. 제목의 '아이'에는 어린아이라는 뜻과 함께 일본어·중국어에서의 '사랑'(愛), 영어의 '나'(I)라는 의미도 함축적으로 담았다.
그는 "저는 이 노래의 모든 구절을 다 사랑하지만, '사실 언제 만났어도 지금처럼 너를 좋아했을 거야'라는 대목이 특히 예쁘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장이 후렴이나 클라이맥스가 아닌 2절 끝자락에서 '툭'하고 지나가서 더욱 그렇다. 마치 화려한 조명 아래가 아니라 불 꺼진 복도에서 나지막이 건네는 고백 같아서 더 귀엽고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마크툽은 지난 2011년 앨범 '하울링'(Howling)으로 데뷔한 이래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메리 미'(Marry Me) 등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가수다. 독특한 예명 '마크툽'은 '운명에 쓰여 있다'는 뜻의 아랍어에서 따 왔다.
그는 "제 예명에는 '우리가 겪는 만남과 순간은 결국은 가장 필요한 시기에 찾아온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어떤 노래나 사람은 우연처럼 오지만, 돌이켜 보면 모두 필연이었다"며 "그 필연을 믿는 게 제가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자신만의 인생관을 밝혔다.
이어 "저에게 노래는 '왜 지금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며 "아무리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라도, 시대가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제가 굳이 세상에 이야기를 남길 이유가 없다. 그래서 메시지를 먼저 세우고, 그 메시지를 가장 깊고 설득력 있게 전할 수 있는 멜로디를 찾는다"고 작곡 노하우를 소개했다.
마크툽은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 '골든'(Golden) 커버 영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여성에게도 쉽지 않은 고음 구간이 이어지는 이 노래를 자기 장기를 살려 원키로 소화해 내서다.
그는 '골든' 커버에 대해 "원키 그대로의 해방감을 살리되, 단순히 지르는 것이 아니라 팝 스타일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발음이 독특하고 어려워서 영어 발음에도 신경을 썼다"며 "좋아하는 곡을 제 호흡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마크툽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부진 근육질의 몸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일 치성(致誠)을 드리듯 하루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운동한단다.
그는 그 까닭에 대해 "몸은 제게 첫 번째 악기다. 목소리를 오래 윤기 나게 사용하려면, 그 악기를 튼튼하게 지켜야 한다"며 "그래서 운동은 단순한 취미나 체형 관리가 아닌 음악을 오래 하기 위한 약속이자 제 삶의 리듬이다. 그렇게 쌓인 시간이 무대나 스튜디오에서 저를 오래 버티게 해 준다"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도 누군가가 들었을 때 웃음, 눈물, 계절의 공기까지 되살아나게 하는 그런 음악을 남기는 것이 변치 않는 제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