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마녀 된 엘파바…엇갈린 운명의 피날레 '위키드: 포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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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키드' 후속작, 1년 만에 개봉…원작 뮤지컬 2막 다뤄
'널 만났기에' 등 기존 명곡에 신규 넘버 추가…글린다 등 캐릭터 입체감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시즈 대학교에서 만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분)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는 가슴 깊이 우정을 나눈 친구 사이다.
마법 재능을 인정받은 엘파바는 오즈의 최고 권력자 '마법사'(제프 골드브럼)의 초대를 받고 글린다와 함께 에메랄드 시티로 향한다.
'마법사'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간 그들은 실제로는 '마법사'가 마법을 부리지 못하고 동물을 탄압하는 주범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분노한 엘파바는 자신과 한편이 되라는 '마법사'와 시즈 대학교의 총장 마담 모리블(양쯔충)의 제안을 거부하고 그들로부터 도망친다. 반면 글린다는 그들과 함께하면서 엘파바와는 다른 길을 간다.
이에 '마법사'와 마담 모리블은 엘파바를 사악한 서쪽 마녀로, 글린다를 착한(good) 마녀로 선동한다.
존 추 감독의 영화 '위키드: 포 굿'은 엇갈린 운명을 맞이하게 된 엘파바와 글린다의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인 동명 뮤지컬의 1막을 다룬 영화 '위키드' 이후 1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으로 원작의 2막 부분에 해당한다.
영화는 전작에서처럼 뮤지컬의 서사를 그대로 따라간다. 오즈의 사람들로부터 사악한 마녀로 치부된 엘파바는 서쪽에서 은신하면서 마법을 익힌다. 마법사로서 능력은 없지만 모두의 찬사를 받게 된 글린다는 사랑하는 피예로 왕자(조나단 베일리)와 결혼을 계획한다. 탄압받는 동물들은 말을 잃어버리고 오즈를 떠나려 한다.
영화는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뮤지컬 속 명곡들도 재현하며 몰입감을 높인다. 원작 2막의 대표곡 '널 만났기에'(포 굿·For Good)에서는 엘파바와 글린다의 엇갈린 운명과 우정이 애절하게 표현되고, '비극의 시작'(No Good Deed)에서는 엘파바의 의지와 슬픔이 강렬히 드러난다.
특히 아리아나 그란데는 '감사해'(Thank Goodness) 및 '더없이 행복하다'(I Couldn't Be Happier)에서 마법사라는 자신의 꿈을 이룬 행복감, 진실은 이와 다르다는 씁쓸함이 교차하는 노래로 글린다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는다. 원작 작곡가 스티븐 슈워츠는 엘파바의 '집과 같은 곳은 없어'(No Place Like Home)와 글린다의 '버블 속 소녀'(The Girl in the Bubble)를 새롭게 작곡하며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규모가 크고 화려한 오즈라는 세계,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장면 등은 영화의 보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다만 서사의 완결성은 약한 편이다. 넘버를 통해 순간의 인물 감정은 풍부하게 표현되지만, 극 전체로 봤을 때 감정 흐름이 매끄럽다기보다는 끊기는 느낌을 준다. 뮤지컬 2막보다 더 긴 상영 시간에도, 촘촘하지 못한 서사는 아쉬운 부분이다.
이는 고전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가 전작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점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그레고리 맥과이어가 쓴 뮤지컬 '위키드'의 원작 소설은 '오즈의 마법사'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며 새롭게 꾸민 이야기다. 이에 '오즈의 마법사'를 모르는 관객이라면 흐름을 따라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영화 '위키드'에 이어 '위키드: 포 굿'에서도 국내 뮤지컬 배우들이 한국어 더빙에 참여했다. 엘파바 역은 박혜나, 글린다는 정선아, 피예로는 고은성이 맡는다.
19일 개봉. 137분.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