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촌뜨기들' 류승룡 "서로 속고 속이는, 끝없는 욕망 표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여기 나오는 대부분 인물이 돈이면 다 할 수 있다는 이들이고, 돈을 위해서 서로 속고 속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런데도 만족에 도달하지 못하는 허무함, 끝없는 욕망을 표현했죠."(류승룡)

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 제작발표회에서 주연 오관석 역을 맡은 배우 류승룡은 이 시리즈를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했다.

이 시리즈 원작은 '이끼', '미생' 등을 만든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이다.

1970년대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값비싼 고미술품으로 가득 찬 보물선이 발견되자 전국 팔도에서 돈 냄새를 맡고 사기꾼, 건달, 협잡꾼들이 모여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강윤성 감독은 "전작 '카지노'는 제가 취재해서 쓴 작품이어서 원하는 그림대로 갈 수 있었다면, '파인'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비어있는 틈을 메꾸는 식으로 작업했다"며 "최종적으로 (각색 작업에만) 1년 반이 걸렸다"고 말했다.

'파인'에는 류승룡을 비롯해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임수정은 보물 인양작업에 돈을 대는 흥백산업 사모님 양정숙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김의성은 부산 골동품 사기꾼 김교수, 김종수는 골동품 감정사 송사장, 이동휘는 목포 토박이 경찰 홍기로 분한다.

이외에도 양세종, 김성오, 정윤호, 김민, 이상진 등 여러 배우가 개성 강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중 그룹 동방신기 멤버인 정윤호는 목포 건달 벌구 역할을 맡아 걸쭉한 사투리 연기를 선보였다.

여러 배우의 군상극인만큼 이들의 말투와 성격에 맞춰 대본도 즉석에서 수정됐다.

강 감독은 "배우들과 작업하면서 캐릭터를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며 "전적으로 배우들의 스타일에 맞춰 촬영 도중에 대사를 고치면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보물선 이야기인 만큼 바다 위에서 찍는 장면도, 수중 특수 촬영도 많았다.

김의성은 "지난해 여름 가장 더울 때 신안 앞바다에서 촬영했다"며 "극초반에 쪽배를 타는데 바다에 나가니 진짜 무서웠다. 그늘이 없어서 더위와의 싸움이기도 했다. 수조 세트에 가면 편하겠지 생각했는데, 그때는 기온이 39도에 바람도 불지 않아 더 더웠다. 고생한 만큼 기억도 많이 나는 작품"이라고 떠올렸다.

1970년대를 생생하게 되살린 세트장과 의상, 소품도 눈길을 끌었다.

극 중 임수정이 연기하는 양정숙은 의상실에서 맞춤한 형형색색의 정장을 차려입고 나온다.

임수정은 "그 시대 여성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의상, 헤어, 메이크업, 주얼리(장신구)까지 다 갖춰서 연기했다"며 "시대를 표현하는 외형 구현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구형 자동차와 오래된 다방 골목, 의상실 내부, 백자와 청자가 빽빽하게 놓인 골동품 가게도 50년 전 모습대로 되살렸다.

강 감독은 "1970년대 우리 부모님들이 어떻게 치열하게 살았고, 어떤 정서를 갖고 있었는지를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파인'은 오는 16일부터 매주 수요일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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