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제곱미터' 강하늘 "영끌족에 공감 못해도 치열하게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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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로 마련한 아파트서 층간소음 고통받는 우성 역
"땀 한 방울, 수염 길이 등 '디테일'까지 꼼꼼히 신경"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주인공 우성에게 공감은 못 했어요. 저는 모든 걸 쏟아 넣고 '제발 잘돼라' 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어떤 마음이었을지는 이해가 됐죠."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속 주인공 우성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나 층간소음 모두 직접 경험해본 적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하늘은 "(집을 사기 위해) 모든 걸 다 거는 것도 결국 '승부사 기질'"이라며 "저였다면 비상구 하나 정도는, 이를테면 어머니 땅 정도는 남겨놓지 않았을까"라며 웃음 지었다.
'84제곱미터' 속 우성은 모은 월급과 대출금, 당겨 받은 퇴직금과 어머니의 시골 땅을 판 돈까지 모두 끌어모아 산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에 시달린다.
강하늘은 "매매하기 전에 그런 것(층간소음)을 다 알아보고 샀어야 한다"며 "저는 문제가 생기면 이사를 해야 하기때문에 월세를 산다"고 덧붙였다.
평소 성향과는 다른 인물이지만 연기는 치열하게 했다.
강하늘은 극 중 우성이 코인 투자에 열을 올리는 장면을 언급하며 "컷이 끝날 때마다 감독님과 회의하며 진짜 치열하게 찍었다"며 "건설적인 순간들이었고, 그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우성이 경찰서에서 테이저건을 맞고도 정신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혹시나 코미디처럼 웃기게만 보일 가능성을 가장 경계했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감독님과 저는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그림을 제일 원했다"며 "블랙코미디처럼 만들고 싶었는데, 원하는 분위기가 난 것 같다"고 했다.
땀자국이나 수염 길이 하나까지 신경 쓴 김태준 감독의 '디테일'이 현실감을 더했다고도 평했다.
강하늘은 "예를 들어 카메라가 제 손만 찍고 있을 때도, 손끝에서 땀이 한 방울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며 "한 장면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땀에 절었던 옷이 마른 상태를 찍을 때도 '땀이 이런 모양으로 났으니까, 말랐을 땐 소금기가 이 정도 돌아야 한다'는 식으로까지 디렉팅을 했다고 한다.
늘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는 '배우 강하늘'의 비결도 설명했다.
강하늘은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을 떠올리면 작품의 흥망이나 관객 수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 촬영할 때 재미있었던 순간만 떠오른다"며 "작품의 흥망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현장을 얼마나 재미있게 즐기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가 잘되고 못 되고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은 그날 하루 촬영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뿐"이라고 배우로서의 신념을 밝혔다.
"'84제곱미터'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작품 중 가장 '극현실주의'적인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요. 현실에서 나올 수 있는 스릴러 장르를 보고 싶으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