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꿈꾸는 사진관'으로 만난 마다가스카르…"고향 같은 곳"(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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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신 감독의 독립예술영화, 외교부 청사서 상영
연기 경험 없는 비전문 배우들만 출연…"모스크바영화제 초청은 기적"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29일 아프리카 인도양에 있는 신비한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를 담은 특별한 영화가 찾아왔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사 1층 모파마루에서 직원 약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초신 감독의 영화 '꿈꾸는 사진관'이 91분간 상영된 것.
최근 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바오바브(바오밥)나무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마다가스카르를 배경으로 한다.
지방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진사 미식과 무명 가수 태화, '포차(포장마차)' 사장 수진이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하고 현지 주민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어주면서 꿈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미식은 아프리카에서 꾸밈없고 순수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다.
관객들은 마다가스카르의 붉은 석양, 안개에 둘러싸인 바오바브나무, 한국 농촌을 연상케 하는 논 등 아름다운 풍경에 스크린에서 좀처럼 눈을 뗄 수 없었다.
사진을 선물 받은 마다가스카르 주민들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가득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초신 감독과 작곡가 겸 기타 연주가 장태화 씨는 마다가스카르에 다녀온 경험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정 감독은 영화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에서 "극장에서 영화를 보셨다면 풍경이 더 예쁠 텐데 조금 안타깝다. (배우들의) 연기가 안 보일 정도로 풍경이 정말 예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 다큐멘터리와 영화 촬영을 위해 두차례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했다고 한다.
정 감독은 장태화 씨와 사진작가 신미식 씨 등이 마다가스카르에서 현지 아이들과 우쿨렐레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마다가스카르 뮤직'도 제작한 바 있다.
태화 역으로 출연한 장 씨는 "마다가스카르를 4번 정도 갔는데 어릴 적 고향 같은 곳이어서 좋았다"며 "마다가스카르는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너무 순하다. 환영해주시는 사람들의 진심 어린 눈빛 때문에 가고 또 간 것 같다"고 밝혔다.
꿈꾸는 사진관은 올해 4월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47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화제가 됐다.
그전까지 연기 경험이 없던 사진작가, 작곡가, 주부 등이 참여한 저예산 독립예술영화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점이 돋보인다.
주연을 맡은 신미식 씨는 실제로 마다가스카르를 그동안 많이 방문해 주민에게 가족사진을 선물했다.
이번 영화는 '몽정기', '자카르타'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정 감독의 첫 장편 독립예술영화 도전이기도 하다.
그는 "그동안 상업영화만 계속해왔는데 요새 시나리오를 쓰는 아내로부터 독립예술영화로 전향해보라는 말을 듣고서 우연한 기회에 꿈꾸는 사진관을 찍었다"며 "상업영화를 10번 넘게 하면서 단 한 번도 상을 받지 못했는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영화 제작진에 대해 "나를 제외하면 단 한명도 영화를 찍어본 적 없는 '민간인'"이라며 "촬영도 녹음도 민간인이 다 했다. 모스크바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기적"이라고 덧붙였다.
꿈꾸는 사진관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장편영화 지원프로젝트에 선정된 작품이다.
60대에 들어선 정 감독은 상업영화를 찍을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독립예술영화가 새로운 도전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날 행사는 외교부 아프리카2과가 마련했다.
마다가스카르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4년간 근무한 성화수 아프리카2과장은 "아프리카, 특히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자는 취지로 영화 상영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성 과장은 올해 봄 마다가스카르의 문화, 생태를 비롯한 다양한 매력을 담은 책 '내일은 마다가스카르'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