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쇼핑' 원작자 "해외 불법입양 기사 보고 이야기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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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세윤·류가명 작가 인터뷰…염정아 주연 드라마로 재탄생
완결 7년 만에 외전 선보여…"힘들었던 아이들의 성장 보여주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학생 시절 해외에서 신생아 불법 입양이 벌어졌다는 기사를 봤어요. 아이를 사고팔았다면 물건 취급한 것이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물건에 하자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을 더해 '아이쇼핑'을 만들게 됐죠."(엄세윤 작가)
카카오웹툰 '아이쇼핑'의 엄세윤·류가명 작가는 최근 연합뉴스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이쇼핑'에는 돈만 주면 원하는 조건의 아이를 마치 출산한 것처럼 꾸며 입양할 수 있는 불법 업체가 등장한다.
입양뿐만 아니라 언제든 마음이 변하면 아이를 반품할 수도 있다. 업체는 환불된 아이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깔끔히 처리한다.
제목 '아이쇼핑'은 말 그대로 '아이'를 물건처럼 쇼핑하고 환불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스토리를 맡은 엄 작가는 "어둡고 자극적인 이야기다 보니 가벼우면서도 반전을 줄 수 있는 제목이 없을까 고민했다"며 "'아이드림' 같은 가제도 고민했는데, 결국 초안이었던 지금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웹툰에서는 이렇게 환불 당한 아이들이 업체의 눈을 피해 숨어있다가 자신을 버린 부모를 찾아가 복수를 한다.
아동 인신매매에 존속 살해까지 더해진 파격적인 이야기지만, 그림은 언뜻 보면 파스텔 색조의 동화 같기도 하고, 순정 만화 같기도 하다.
엄 작가는 "어두운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예쁘게 포장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선 굵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님이 아니라 류가명 작가님에게 작화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류 작가도 "개인적으로 출판 만화책의 흑백 감성을 좋아했다"며 "그런 그림에 은은한 색감을 입혔다"고 했다.
그래도 종종 등장하는 잔혹하고 선정적인 장면들은 2016년 연재 당시 독자들에게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류 작가는 "가마에서 사람을 태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불탄 시체를 그렸다가 징그럽다는 반응을 많이 접했다"며 "성매매 장면의 경우 선정적인 느낌은 빼고 역겹게 그리려고 했다. 아이들의 복수가 초점인 이야기인 만큼 성적인 연출은 덜어내려 했다"고 돌아봤다.
작 중 아이들은 부모를 찾아가 복수를 단행하려 하지만 한 번에 살인하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기회를 주는 모습을 보인다.
엄 작가는 "부모 자식 사이에 속 시원한 복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남도 쏘기 어려운데 한때 자신의 세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쏘는 것은 자기 팔·다리를 떼어내는 것보다 힘든 일"이라고 봤다.
'아이쇼핑'은 지난 21일 염정아 주연의 ENA 드라마로도 재탄생했다.
엄 작가는 "약 10년 전 작품 아니냐"며 "마치 제가 10년 전에 쓴 일기장을 누가 가져가서 사람 많은 곳에서 낭독하는 것 같아 수치심과 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류 작가는 "액션 장면들이 시원시원해서 대리만족했다"며 "또 드라마에는 종교라는 요소를 넣어서, 양부모를 죽인다는 패륜적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원작의 확장팩 같은 느낌"이라고 기대했다.
두 작가는 2018년 완결 후 약 7년 만인 지난 22일 외전도 내놨다. 본편에서 미성년자였던 아이들이 어른이 된 이후의 이야기다.
엄 작가는 "힘든 일을 겪은 아이들도 잘 자라났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본편에서 주인공 시우를 보고 답답하셨던 독자들을 위해 이번에야말로 '사이다 전개'(속 시원한 전개)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