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 이하늬 "여성 성적 소비되던 영화계…이젠 시대 바뀌어"
작성자 정보
- 코난티비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7 조회
- 목록
본문
넷플릭스 시리즈 22일 공개…80년대 '애마부인' 제작과정 배경
이해영 감독 "'애마'는 오해와 편견 딛고 살아낸 여성 상징"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저도 옛날 (영화계) 시스템의 끝물을 얼핏 본 세대였고, 실제로 여성이 성적으로 소비되는 부분에 있어 이 (영화) 산업이 안타깝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이 작품을 만나 너무 반가웠어요."
배우 이하늬는 18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답했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을 배경으로 당시 여성 캐릭터를 성적으로 소비하고 노출을 강요하던 충무로 영화판의 어두운 현실, 각자 방식으로 이에 맞서는 두 여배우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에로영화가 대세이던 시대에 더 이상의 노출 연기는 없다며 '애마부인' 주연을 거절하는 당대 톱스타 정희란 역은 이하늬가, 희란 대신 오디션을 통해 새롭게 '애마부인' 주연으로 발탁되는 신인 배우 신주애 역은 신예 방효린이 맡았다. 배우 진선규는 영화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영화 제작사 대표 구중호를, 조현철은 연출 데뷔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신인 감독 곽인우를 연기했다.
이하늬는 "예전엔 (촬영 중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뭔가 이야기하기에 제가 너무 신인이었다. 그때 기억 중 아직 상처로 남아있는 부분도 있다"며 "여러 경험을 통해 스스로 단단해진 부분도 있고, 또 이런 일을 겪는다면 다시는 그렇게 당하고만 있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단호해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제는 새로운 시각으로 1980년대를 바라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생각에 이번 영화가 굉장히 반가웠다"며 "달라진 시각으로 '놀아보자'는 판이 깔리니 더 과감하게, 적극적으로, 마음 편하게 당시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이해영 감독은 "애마란 이름 역시 단순히 '애마부인'의 주인공이란 개념으로 한정 짓지 않고, 수많은 오해와 편견을 견디며 살아낸 여성들의 상징으로 넓게 해석하고자 했다"며 "'애마'는 그 '견딤'과 '버팀'을 지지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애마'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놀랍게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도 맞닿아 있는 걸 볼 수 있다"며 "극 중 구중호처럼 '과정이 어떻든 장사만 되면 된다'고 여기는 캐릭터가 여전히 영화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화인들이 계속 자각하고 고쳐나가려 노력하고 있어서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극 중 주애 역할의 배우를 찾기 위해 실제 오디션을 열고 수천 명에 달하는 배우 지망생들을 만났다고 했다.
그는 "기성 배우가 연기하는 신인이 아니라 실제 신인이 본인을 연기했으면 했다"며 "몇천 명을 보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분을 만나기 어려웠는데, 방효린 배우가 갑자기 등장했다. 그가 덤덤하게 대사를 읽는데 제가 주책맞게 엉엉 울기도 했다. 마침내 진짜를 만났다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다"고 떠올렸다.
방효린은 "주애는 희란을 동경하는 역할인데, 저도 이하늬 선배님을 굉장히 동경해서 딱히 뭔가 (억지로) 만들어 연기할 필요 없이 있는 마음 그대로 연기하면 돼 편했다"며 "주애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나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와도 닮아 있어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출산을 앞둔 이하늬는 당초 이날 비대면 참석을 예고했으나, 만삭의 몸을 이끌고 제작발표회 현장에 참여했다.
그는 "둘째는 예정보다 일찍 나온다고 해서 제 컨디션이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애마'에 대한 제 애정이 좀 남다른 것 같다. '애마'라는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인사도 드리고 싶어 다음 주가 예정일이지만 뒤뚱거리며 나왔다"고 했다.
'애마'는 오는 2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