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서리치게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바디 호러 '투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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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부위가 점차 붙어가는 연인…실제 부부가 연기해 몰입감 높여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로맨스 영화는 뜨겁게 사랑하는 커플을 통해 '대리 설렘'을 느끼게 하고, 호러물은 몸을 잔뜩 움츠리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두 장르의 특성은 매우 다르지만, '로맨스를 품은 호러'는 종종 등장한다. 공포스러운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더 의지하는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식이다.
하지만 영화 '투게더'는 이런 장르로 설명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10년째 연애 중인 남녀가 서로에 대해 느끼는 깊고 다양한 감정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로맨스는 영화의 핵심이자 본질이다. 하지만 연인의 신체 부위가 점점 붙어간다는 기이한 설정은 신선한 '바디 호러'의 결정체다.
마이클 생크스 감독의 영화 '투게더'는 로맨스와 호러를 정확히 절반씩 섞은 느낌이다. 사랑도 진하고 공포도 극심해서 뭐가 더 중요한지 가늠하기 어렵다.
인기 뮤지션의 꿈을 안고 살아가는 팀(데이브 프랭코 분)과 그의 오랜 연인 밀리(알리슨 브리)는 권태로운 일상을 벗어나 한적한 마을로 이사를 결정한다.
새 동네를 둘러볼 겸 뒷산으로 산책하러 간 이들은 갑작스러운 폭우에 길을 잃고 헤매다 어느 동굴로 떨어진다.
응급 상황에서 팀은 밀리에게 식수를 양보하고 동굴에 고인 물을 마신다. 그 뒤 팀은 밀리에게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몸과 마음이 이끌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고 일어나 보니 서로의 종아리가 끈적한 접착제 같은 것으로 붙어 있어 억지로 떼어 내려다 상처를 입는가 하면, 각자 출근하며 잠깐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온몸이 타는 듯한 갈증을 느낀다.
누구를 너무 사랑하면 하루 종일 붙어있고 싶고, 헤어지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듯한 아픔과 허전함을 느끼는 마음을 비유가 아닌 물리적인 실체로 마주하게 하는 장면들이다.
상상해보지 못한 기괴한 모습이지만 왠지 어떤 마음인지 공감되는 것 같아 공포심이 배가된다.
'투게더'의 북미 배급사 네온이 동공 스캔 기술로 관람객들의 생물학적 반응을 추적한 결과, 영화가 상영되는 102분 가운데 86%인 88분 동안 강한 흥분 반응이 기록됐다고 한다.
10년째 연애 중인 커플 팀과 밀리 역은 실제 부부인 데이브 프랭코와 알리슨 브리가 맡아 현실 연기를 펼쳤다.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에는 다소 소홀하더라도 서로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운 커플의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짜증이 나지만 싸우기 싫어서 참는다는 제스처, 상처받고 서운한 마음을 애써 누르는 목소리, 서로에게서 가장 큰 안도감을 느끼는 표정은 언젠가 내 얼굴이었거나 내가 본 얼굴이어서 낯설지 않다.
기괴한 줄거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결말 부분에 이르면 섬뜩함도 최대치에 이르지만 그와 동시에 감동과 뭉클함도 최대치에 이른다. 호러와 로맨스가 번갈아 가며 등장하는 것이 아닌 한 몸처럼 함께하는 신선한 연출에 으스스한 감동이 남는다.
9월 3일 개봉.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