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부산서 보는 '히트'…마이클 만 "당시의 흥분 생각나"
작성자 정보
- 코난티비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 조회
- 목록
본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류승완 감독과 '히트' 스페셜 토크
(부산=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젊은 관객분들이 많이 와 계시는 게 정말 기쁘네요. 이 영화야말로 극장에서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영화라 의미가 큰 것 같습니다."
1995년 작품 '히트'의 특별 상영과 스페셜 토크 행사로 처음 내한한 마이클 만 감독은 18일 부산 영화의전당 중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을 마주한 소감을 밝혔다.
마이클 만 감독은 "'히트' 작업을 할 당시 제게 주어진 도전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던 게 생각난다"면서 "각 인물의 인생 서사가 다양하게 들어가 있어서 관객들이 인물 하나하나에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당시 저는 다차원적인 인물의 심리를 깊게 파고드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라면서 "각 인물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트'는 탁월한 경찰과 비범한 범죄자 간에 쫓고 쫓기는 사투를 그린 누아르 영화의 고전이다. 할리우드를 주름잡은 당대 최고의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가 각각 경찰과 범죄자로 나와 주목받았다.
마이클 만 감독은 '히트' 촬영 당시 한 장면만을 위해 3일간 반복해서 촬영했던 때를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정말 뭔가를 원한다면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부산=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마이클 만 감독(왼쪽)이 1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9.17 [email protected]
함께 토크에 나선 류승완 감독은 "('히트' 개봉 후) 30년이 흐르고 나서, 주인공들의 나이를 지난 채로 다시 감상하니까 너무 다르게 느껴지고,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어 "1996년 (국내) 개봉 당시엔 영화 번역이 의역이 많아서 번역 상태가 지금과는 달랐다"면서 "다른 번역으로 보니 영화가 더 깊게 들어오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류 감독은 "로버트 드 니로와 알파치노라는 두 배우가 한 장면에 나오는 영화는 '히트'가 처음이었다"면서 "캐스팅 소식이 들리자마자 엄청난 흥분을 안겨다 줬는데, 캐스팅 배경이 궁금하다"고 질문을 던졌다.
마이클 만 감독은 "그들은 그들이니까요"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훌륭하고, 자신감이 넘치고, 적절한 수준의 에고(자아)가 있는 배우와 함께 일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콜래트럴'(2004), '라스트 모히칸'(1992) 등 누아르물의 대표적 거장으로 꼽히는 마이클 만 감독과 '부당거래'(2010), '베테랑'(2015) 등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입증해 온 류승완 감독이 서로의 작품을 칭찬하는 모습도 펼쳐졌다.
류 감독이 "대사 하나하나가, (감독) 본인이 알지 못하면 도저히 묘사하기 힘든 것들이라는 게 느껴진다"고 하자 마이클 만 감독은 "'베테랑' 속 인물들을 보면 정말 잘 만드셨고, 너무 재밌게 봤다"고 받아쳤다.
마이클 만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방문해 상영하는 작품으로 '히트'를 선정한 이유도 밝혔다.
마이클 만 감독은 "제 차기작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히트'와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 소설을 썼고, 그를 기반으로 '히트 2'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에서 '히트'를 큰 스크린으로 상영하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저 자신도 다시 한번 영화적 경험을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히트 2'는 '히트'의 프리퀄(앞 이야기)과 시퀄(시간상의 뒷이야기)을 합친 작품이라고 한다.
마이클 만 감독은 "'히트'의 배경은 1995년인데, '히트 2'는 1988년의 이야기와 2000년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류 감독이 "'히트 2'가 완성되면 부산에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마이클 만 감독은 "오케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