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환 감독 "'부고니아' 에마 스톤의 강렬한 존재감 짜릿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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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서 '부고니아' 스폐셜 토크…"'지구를 지켜라'의 굉장한 변종, 감개무량"
이제훈 "'지구를 지켜라'는 인생영화…'부고니아' 원작의 힘 계승"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21일 부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폐셜 토크에서 장준환 감독(왼쪽에서 첫번째)과 배우 이제훈(가운데), 고경범 CJ ENM 글로벌프로젝트 담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9.21. [email protected]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외계인들한테 DNA 조작을 받고 다시 태어난 '지구를 지켜라!'를 본 듯한 느낌이에요. 굉장한 변종이 나타났다고 생각했죠. 멋있었습니다."
장준환 감독이 자신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를 리메이크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를 향한 감탄과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장 감독은 21일 부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부고니아' 스페셜 토크에서 "20여년 전에 고민하면서 힘들게 만졌던 이야기가 태평양을 건너 저 먼 땅에서 멋진 배우들과 감독님에 의해 재탄생돼 떨리고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올해 열린 제82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부고니아'는 유명 바이오 기업 최고경영자(CEO) 미셸(에마 스톤 분)이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납치하려는 테디(제시 플레몬스)와 돈(에이든 델비스) 두 청년의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성 대비 화제가 되지 못해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리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한 할리우드 작품이다.
장 감독은 처음에 리메이크 제안을 받고 본인이 직접 연출까지 할 생각을 했으나, 여러 사정이 겹치며 무산됐다. 그는 대신 윌 트레이시 작가와 시나리오를 같이 썼다. 원작 속 강사장(백윤식)의 성별이 여성 CEO로 바뀐 점은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 태어난 결과물이다.
장 감독은 "(성별 바꿈이) 부담스럽고 바보 같은 생각일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굉장히 강렬한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겠다 싶었다"며 "기대했던 효과가 에마 스톤을 통해 나타날 때 짜릿했다. 이렇게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을지 놀라웠다"고 만족했다.
그는 현재 사회적 현상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 연출과 음악도 리메이크작의 인상적인 요소로 꼽았다.
자리에 함께한 배우 이제훈은 원작 '지구를 지켜라!'를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본 7만 관객 중 한명이다. '지구를 지켜라!'를 인생 영화로 꼽은 그는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를 추천하고 상영 뒤 관객과의 대화(GV)에도 참여했다.
이제훈은 "'지구를 지켜라!'는 충격에 충격을 남겨서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며 "원작의 힘이 컸는데, 그 힘을 '부고니아'가 잘 계승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날 것이라는 생각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에마 스톤의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기에 긴장감을 계속해 놓을 수 없었다"며 "에마 스톤의 긴 머리가 쉽게 잘리는데, 그것을 받아들인 배우의 용기와 힘이 느껴졌다"고 치켜세웠다.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21일 부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폐셜 토크에서 장준환 감독(왼쪽에서 첫번째)과 배우 이제훈(가운데), 고경범 CJ ENM 글로벌프로젝트 담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9.21. [email protected]
'부고니아'는 원작의 투자와 배급을 담당했던 CJ ENM이 2018년부터 추진한 글로벌 프로젝트였다. 리메이크작 시나리오가 할리우드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배역을 맡고 싶다고 제안했다.
고경범 CJ ENM 글로벌프로젝트 담당은 "이 작품을 지금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이면 유효한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시나리오가 나온 다음에 좋은 소문이 돌면서 여러 배우와 감독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의 아이디어를 보존하면서 완전히 다른 살결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고민하다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하게 됐다"며 "원작이 여러 아이러니함이 섞여 있는 얘기였다면, '부고니아'는 어둡고 무거운 톤으로 원작과 다른 살결의 작품이 나왔다"고 만족을 표했다.
고 담당은 "장 감독님과 같이 좋은 창작자들이 가진 잠재력을 할리우드와 여러 시장에 널리 알리는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경이 무너져 가는 시대에 한국 영화의 잠재력이 널리 발휘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