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2' 한국인 제작진 "스케일 커지고 표정은 섬세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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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애니메이팅·배경 담당한 이현민·최영재·이숙희
"남녀노소 공감할 작품…100번 봐도 새롭도록 디테일에 신경"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바이론 하워드와 재러드 부시 감독의 영화 '주토피아 2'는 전작보다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
5만마리 이상이 등장하는 사막 축제 장면을 비롯해 수생 동물들이 살아가는 습지마켓 등 전작에서 나오지 않은 새로운 공간이 나오며 주토피아 세계관을 확장했다.
이는 무려 700여명의 디즈니 제작진이 손수 작업한 결과물이다. 이 중에는 한국인 스태프도 있다.
"감독님들이 '주토피아' 1편에서 보여준 것보다 훨씬 스케일이 크고 화려하게 보일 배경들을 원하셨어요."(이숙희 슈퍼바이저)
'주토피아 2' 작업에 참여한 디즈니의 이숙희 슈퍼바이저와 이현민·최영재 애니메이터가 2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나 작업 과정을 들려줬다.
'주토피아 2'는 토끼 경관 주디와 새롭게 경찰이 된 여우 닉이 100년 만에 주토피아 도시에 등장한 파충류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주토피아'(2016)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이다.
배경을 담당한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주디와 닉이 잠입 수사를 하면서 들어가게 되는 여러 공간을 확장해서 보여주고 싶었다"며 "바다표범 등 1편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동물들이 등장하면서, 그들이 어느 곳에 서식하는지를 찾아보고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세계관을 확장하면서도 새로운 공간이 도시에 속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배경에 주토피아의 상징적인 건물들을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전작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2편이 1편의 이야기가 끝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시점이라는 점을 염두에 뒀다.
주로 주디의 애니메이팅(캐릭터가 움직이게 하는 작업)을 담당한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1편 작업은 10년 전에 했지만, (영화상) 1편이 끝난 시점에서 얼마 안 돼 2편이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일관성을 갖는 게 중요했다"며 "그러면서도 캐릭터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관객이 더 재미있고 깊숙이 캐릭터를 접하도록 애니메이팅 했다"고 설명했다.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여러 종(種)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도록 각 종의 특성도 살렸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션을 볼 때 이질감이 들면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며 "사람처럼 두 발로 걷고 말하고 옷도 입은 그들의 동물적 특성을 살리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인 주디와 닉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은 물론이다.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주디는 눈이 큰데 코와 입은 오밀조밀하게, 그림 그리듯 하나하나 잡았다. 조금의 차이만 있어도 귀엽고 예쁜 데 있어서 차이가 난다"며 "주디는 귀여우면서도 엄청나게 용감하고 세련되고 똑똑하다. 그 모든 모습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주디와 닉의 애니메이팅을 하면서 그들의 특별한 케미스트리(호흡)를 잘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얼굴의 전체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코의 씰룩거림, 찡그렸을 때 주름 등 표정을 표현해 계속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 있는 캐릭터로 나오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최근 'N차 관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팬들이 한 작품을 여러 번 보는 경향이 있다며 애니메이션을 작업할 때 더욱 세세한 부분까지 살핀다고 했다.
이현민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터들끼리 하는 얘기가 '이 장면은 사람들이 분명 100번은 돌려볼 텐데, 100번을 봤을 때도 새로운 걸 발견할 수 있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며 "디테일에 더 신경을 쓴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국내에서 개봉한 '주토피아 2'는 엿새간 225만9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측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억5천640만달러(약 8천180억원)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올해 전 세계 흥행 상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이숙희 슈퍼바이저는 인기 이유를 묻자 "서로 다른 점이 있지만 파트너로서 모험하고 티격태격하는 주디와 닉에 남녀노소 모든 사람이 공감할 만한 요소가 있는 것 같다"며 "티격태격하며 같이 살아가는 모습에서 재미와 감동도 느낀다"고 짚었다.
제작진은 흥행에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후속편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영화는 말미에 속편을 암시하는 듯한 모습으로 끝난다.
"1편에 이어 2편의 캐릭터들을 다시 애니메이팅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친한 친구나 가족을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가웠어요. 언젠가 다시 그 캐릭터들을 애니메이팅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너무 재밌을 것 같습니다. 다들 기대하는 마음에 그런 장면을 넣지 않았을까 싶네요."(이현민 애니메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