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 구교환 "누구든 아는 사람 같은 배우 되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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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 리메이크…문가영과 청춘의 사랑 그려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 처음 가서 '당신의 주변인 구교환입니다'라고 제 소개를 하곤 해요. 누구에게든 아는 사람,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남고 싶습니다."
배우 구교환은 "멀리 있는 배우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자신의 연기관을 설명했다.
그는 김도영 감독의 멜로영화 '만약의 우리'에서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남자친구 은호 역을 소화했다. 사랑에 빠질 무렵엔 소년 같은 풋풋함을, 10여년이 흘러 옛사랑을 재회할 때는 전혀 다른 성숙함을 드러내며 몰입을 이끈다.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구교환은 "영화를 보고 '은호와 연애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감상평이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만약에 우리'는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2018)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게임 개발자라는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나 현실의 벽에 괴로워하는 청춘의 모습, 과거와 현재를 컬러와 흑백으로 대조하는 연출 등 기본 뼈대는 원작에서 가져왔지만, 세부적인 서사는 한국 정서에 맞게 가다듬었다.
무엇보다 영화 전체를 끌어가는 힘은 구교환과 문가영이란 두 배우에서 나온다.
두 배우의 열연이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의 사랑과 이별을 떠올리게 하기도, 눈물을 자아내기도 한다.
구교환은 은호가 쪼그려 앉아 우는 장면을 언급하며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제가 그렇게까지 오열할 줄은 몰랐다"며 "그런데 문가영의 표정을 보니까 서럽게 눈물이 났다"고 돌아봤다.
자신이 생각했던 수준 이상으로 감정이 북받친 것을 두고 구교환은 '기분 좋은 실패'라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그는 "담백하게 해보자고 생각했지만, 여지없이 눈물이 나 계획이 기분 좋게 무너졌다"며 "문가영은 상대 배우에게 영감을 주는 좋은 배우"라고 평하기도 했다.
문가영은 마음 둘 곳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다 20대 초반 집 같이 따뜻한 은호를 만나 성장해가는 정원 역을 맡았다.
정원은 은호를 점점 더 깊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눈빛과 표정, 온몸의 제스처로 표현해낸다.
문가영은 "저 역시 마찬가지로 (촬영 도중) 계획하지 못했던 감정이 나오는 걸 경험했다"며 "구교환의 아이디어나 자유로움이 엄청난 영감이 됐다"고 호응했다.
특히 정원이 이별을 겪으며 버스 안에서 숨이 넘어가듯 우는 장면은 현장에 있던 스태프도 모두 울게 했을 정도로 절절했다고 한다.
문가영은 "수도꼭지의 밸브를 다 풀어놓는다는 생각으로 촬영했다"면서 "스태프분들이 같이 울어주시는 걸 보고, 진심이 통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도영 감독님도 모니터 앞에서 많이 우셨다"며 "촬영 중 디렉팅하러 오실 때 항상 휴지로 눈가를 감싸고 오시는데 힘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구교환도 김 감독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냈다.
구교환은 "김도영 감독님은 이 작품을 하기 전에도 배우로서 굉장히 존경하는 선배였다"며 "감독님의 디렉팅을 받고 싶어서 작품에 합류한 것도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내년 개봉하는 구교환·이옥섭 감독의 연출작 '너의 나라'에 배우로 캐스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