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2' 우승 최강록 "완전 연소하고자 도전…당분간 식당 못 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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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 이어 '히든백수저'로 재출연…'마셰코2' 우승 후 13년만
"우승자 스포에 꽁꽁 싸매고 숨어…아내에게도 얘기 안 해"
"칼 놓는 건 아냐…나중엔 국숫집 하며 늙어가고 싶어"
김학민·김은지 PD "명찰 스포일러 변명 여지없는 실수"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역시, 재도전해서 좋았습니다."
넷플릭스 인기 예능 '흑백요리사2'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최강록 셰프는 우승 소감을 묻자 부담감이 컸지만 재도전하기를 잘했다며 웃어 보였다.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흑백요리사1'이 인기가 너무 많아서 '형만 한 아우가 없으면 어쩌나' 싶었고, 또 막상 갔는데 너무 빨리 떨어지면 어쩌나 부담이 컸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잘 돼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시즌1에서 이미 한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그는 시즌2에서 '히든백수저'로 다시 등장했다.
그가 시즌2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흑백요리사' 시리즈 연출을 맡은 김학민 PD의 이메일 한 통 때문이었다.
최 셰프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김학민 PD는 "시즌1 때는 최강록 셰프님께 '요식업계를 위한 '불쏘시개'가 돼 달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번에는 '시즌1 때는 불완전 연소하지 않았나. 다시 오셔서 완전 연소를 해달라'고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최 셰프는 "'완전 연소를 해달라'는 PD님 말씀에 꽂혔다"며 "불쏘시개는 불을 지펴주는 시작점이었다면, 이번엔 완전히 다 태워버리자는 결심으로 나오게 됐다"고 했다.
재도전으로 시작한 최강록 셰프의 시즌2 우승 과정은 드라마의 연속이었다.
톱7 중 결승 진출자 2명을 뽑는 세미파이널 1라운드인 '무한 요리 천국'에서 최 셰프는 '조림인간'이라는 별명답게 그의 조림 인생을 집약한 '무지스시'(찐 초밥)를 준비했다.
180분 동안 무제한으로 음식을 내놓을 수 있다는 규칙에도 그는 오직 하나의 요리에 집중했다. 대신 재료 하나하나를 따로 조리는 섬세한 요리법으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아 가장 먼저 톱2 자리를 꿰찼다.
최 셰프는 "'무한 요리 천국' 미션을 받았을 때 '천국' 다음은 분명 '지옥'이라는 예감이 있었다"며 "사실 시즌1 때 '두부 지옥'을 보면서 '와, 저건 해봤어야 하는데' 하며 불타오르는 감정을 느낀 터라, 천국에서 떨어져도 지옥 미션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 한 가지 음식만 했다"고 털어놨다.
남은 6인이 한 자리를 놓고 벌어진 2라운드 '무한 요리 지옥'은 처절한 생존 게임을 방불케 했다.
그중에서도 57년 차 중식대가 후덕죽 셰프와 흑수저 '요리괴물'(이하성 셰프)의 대결은 요식업계 신구 세대의 치열한 경쟁을 그리며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당근을 주제로 한 경연에서 후덕죽 셰프는 당근 자장면, 어향 당근 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중식 요리로 대가의 관록을 보여줬으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체력전 끝에 아쉬운 탈락을 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건 당근두유찜, 스모크당근 타르타르 등 주재료인 당근의 형태를 파괴하며 창의적인 발상의 음식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은 '요리괴물'이었다.
톱2에 오른 최강록·이하성 셰프의 운명을 가른 결승전 주제는 '나를 위한 요리'였다. 이 미션에서 이 셰프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순댓국을, 최 셰프는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를 선보였다.
수백번, 수천번 냄비 속 액체를 휘저으며 고체로 굳혀야 하는 깨두부는 게을러지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이 담긴 메뉴였다.
"'자기 점검' 차원이었어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힘든 작업이 필요한 음식을 빼는 저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아직 저도 좀 더 할 수 있다는 확인 차원에서 일부러 깨두부를 선택했어요."
일명 '조림인간', '조림핑', '연쇄조림마'로 불리던 그였지만, 최 셰프는 결승전에서 조림이 아닌 국물요리를 선택하는 변화구를 던졌다.
방송에서 그는 "저는 '조림인간'이다. 그 별명 때문에 조림을 잘하는 '척' 하며 살아왔다"며 "나를 위한 요리에서까지 조림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진솔한 생각을 밝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자신의 수식어를 내려놓고 오직 본연의 진심을 담아낸 그의 요리는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는 결국 만장일치로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3년 '마스터셰프코리아2' 우승 이후 13년 만에 다시 차지한 요리 경연 우승 타이틀이었다.
'흑백요리사2' 공개 직후 출연 셰프들의 식당은 연일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승자인 최강록 셰프는 현재 운영 중인 식당이 없는 상태다.
이날 그는 앞으로도 당분간 식당을 다시 열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우승을 하고나서 바로 생각했어요. '아, 당분간 식당은 못 하겠구나' 하고요. 많은 분이 식당에 기대감을 갖고 오시는데, 너무 기대감이 크면 충족시킬 방법이 없거든요."
다만 그는 "지금 해오고 있는 일 중에도 음식 관련된 일들이 꽤 있다"며 칼을 아예 놓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나중에 여유가 되면 국숫집을 하나 하면서 늙어가고 싶다"며 "국수가 좋기도 하고 마지막에 늙어서까지 할 수 있는 요리를 생각하면 국수가 떠오른다. 언제든지 몸이 안 좋으면 문 닫고 쉴 수 있는 구조여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흑백요리사2'는 뜨거운 화제성만큼 잡음도 많았다.
최 셰프 우승 과정이 워낙 드라마틱하다 보니, 일각에선 시작부터 최 셰프로 우승자가 내정돼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학민 PD는 "우승자 내정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최 셰프도 "만약 (우승자 내정을) 제안받았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분도 안 좋고, 떳떳하지 못해 잠을 못 잤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방송 공개 전후로 '스포일러'(유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공동연출자 김은지 PD는 이하성 셰프의 명찰 노출에서 시작된 결승 진출자 스포 논란에 대해 "변명의 여지 없이 제작진의 실수"라고 했다. 방송 공개 전부터 최 셰프의 우승 스포가 온라인에 퍼진 것과 관련해선 "최초 유출 경위 조사에 착수한 상태"라고 답했다.
최 셰프는 우승자 스포에 대해 "저도 얘기를 듣고 좀 더 꽁꽁 싸매고 숨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공개까지 6개월이 더 걸릴 줄은 몰랐다"며 "(계약상) 위약금이 상당히 세서, 저는 배우자에게도 이야기를 안 했다"고 웃음 지었다.
제작진은 이하성 셰프가 패자부활전 당시 혼합조미료 '브라운 빌 스톡'을 사용하고 몇몇 인터뷰에서 한 발언으로 시즌2의 '빌런' 캐릭터가 된 것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학민 PD는 "경연 공통 규칙이 시판 제품만 쓰는 것이었고, 브라운 빌 스톡도 시판 제품이었다"며 "사실 고추장이나 간장도 혼합물인데 브라운 빌 스톡은 안 되고 고추장은 된다고 하면 이상한 룰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중) 인터뷰도 본인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하되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지켰다고 생각했는데, 왜 사과까지 하시게 됐는지 의아하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이날부터 시즌3 참가자 모집에 나선 상태다. 시즌3는 개인전이 아닌 식당 간 대결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들고 왔다.
"시즌1에서 아쉽다고 느낀 점들을 시즌2에서 해소하려 노력했고, 다행히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어요. 시즌3 역시 시즌2보단 확장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