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새로운 목표…"한국 야구·SSG에 보탬 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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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뒤 은퇴한 추신수, 14일 은퇴식에서 공식 작별 인사

(서울=연합뉴스) SSG 선수들이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추신수 은퇴식이 끝난 뒤, 추신수 보좌역을 헹가래 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추신수(42)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은 은퇴사를 하며 몇 번이나 울컥했지만, 눈물은 꾹 눌렀다.
선수 시절 누구보다 빨리 야구장에 도착해 훈련한 추신수는 "은퇴한 순간부터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은 완전히 버렸다"라고 웃으며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하지만, '야구인' 추신수의 삶은 계속된다.
올해 SSG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 총괄로 새 출발 한 추신수는 "한국 야구와 랜더스에 보탬이 되겠다"고 새로운 인생 목표를 공개했다.
프로야구 SSG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추신수 은퇴식'을 열었다.

(서울=연합뉴스) 추신수(왼쪽) SSG 구단주 보좌역이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주장 김광현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고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20년까지 빅리그를 누비며 1천652경기, 타율 0.275(6천87타수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출장 경기,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코리안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20홈런-20도루 달성(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등 MLB 아시아 최초 기록도 세웠다.
2020시즌 종료 뒤 MLB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던 추신수는 2021년 한국프로야구 SSG행을 택했다.
추신수는 KBO리그에서는 4시즌 동안 4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51도루의 성적표를 받았다.
추신수 보좌역은 2024시즌이 끝나고 은퇴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예고했고 구단은 시즌 말미에 은퇴식 개최를 추진했으나, 팀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인 터라 추신수 보좌역이 '은퇴식 연기'를 요청했다.
SSG 구단은 추신수 보좌역의 은퇴식 시점을 고민하다가, 추신수의 고향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와의 홈 경기가 열리는 날 행사를 열기로 했다.
마침 추신수의 가족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날이 14일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이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 시구를 맡은 아내 하원미 씨와 포옹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날 SSG와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구는 추 보좌역의 아내 하원미 씨가 했다.
딸 추소희 양이 시타를 맡았고, 추 보좌역이 공을 받았다.
미국에서 야구 선수로 뛰는 아들 추무빈, 건우 군이 그라운드 위에서 가족의 모습을 지켜봤다.
선수 시절 수십억원을 기부한 추 보좌역은 은퇴식에도 인천 지역 소외계층 아동 및 유소년 야구선수 500명을 직접 초청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지난해 직접 방문해 멘토링 프로그램과 선물을 전달했던 아동복지시설 '파인트리홈' 소속 아동들도 야구장으로 와 경기 전 애국가를 불렀다.
추 보좌역은 그라운드 키퍼, 구장 경비 요원 등 야구장 안에서 선수와 팬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온 현장 스태프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화장품 선물 세트를 전달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팬 사인회와 방송해설 등도 소화한 추신수 보좌역인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로 내려와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신수(가운데) SSG 구단주 보좌역이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벨트레(왼쪽), 해멀스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추 보좌역은 "예전에는 내게 이런 날이 올지 상상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야구를 평생 할 줄 알았다"며 "은퇴사를 쓰다가, 그냥 팬들 앞에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종이를 휴지통에 버렸다. 솔직한 마음을 전하겠다"고 운을 뗐다.
경기 뒤에도 SSG 팬은 물론 롯데 팬들도 관중석에 남아 '선수 추신수'와 작별 인사를 했다.
부산 출신인 추 보좌역은 롯데 팬들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 나는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응원하던 아이였다. 야구 선수 추신수의 출발점은 사직구장"이라며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지는 못했지만, 롯데 팬들의 열정이 얼마나 큰지 잘 안다. 롯데 선수들 많이 응원해달라고 인사했다.
이어 추 보좌역은 감상에 젖은 얼굴로 "나는 미국에서 20년 넘게 이방인으로 살았다. 한국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 봐 걱정했다"며 "하지만, 여러분께서 나를 가족처럼 반겨주셨다. 좋은 지도자, 동료, 트레이너, 팬을 만난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이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SSG 선수단, 가족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가족을 떠올릴 때, 추 보좌역은 몇 번이나 말을 멈췄다.
"울지 않겠다"는 각오가 흔들린 순간이었다.
추 보좌역은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눈물을 꾹 누르며 "아버지가 집을 자주 비웠는데도 건강하고 멋지게 커 준 우리 아이들, 정말 고맙다. 아내는 언제나 내게 힘을 줬다. 지금의 나를 만든 아내에게 약속한다. 이제 아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내가 돕겠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그라운드와의 작별 의식을 마무리하며 추신수 보좌역은 "이제 선수로서의 열정은 1도 남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열정이 피어나고 있다"며 "우리 랜더스 선수들을 뒤에서 돕겠다.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뛰도록, 한국 야구와 랜더스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신수(왼쪽) SSG 구단주 보좌역이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김재현 단장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추신수 은퇴식은 SSG만의 행사가 아니었다.
김광현, 최정 등 SSG 선수들은 물론이고,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와 오승환, 동시대에 MLB 무대를 누빈 류현진 등이 영상 편지를 보냈다.
MLB 텍사스에서 함께 뛴 아드리안 벨트레, 콜 해멀스는 한국으로 날아와 추신수의 은퇴식을 지켜봤다.
김재섭 SSG 랜더스 대표이사는 추신수의 등번호 17을 새긴 특별 트로피를 선물했고, 김재현 단장은 동판 액자를 전달했다.
이숭용 감독은 유니폼 기념 액자, 주장 김광현은 기념 앨범을 안겼다.
한국야구선수협회는 추신수 보좌역에게 순금 명함을 선물했다.
SSG 후배들은 추신수 보좌역을 높게 들어 올리며,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