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쏟아진 야구장 조감도…구도 부산 팬심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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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내년이면 최고령…"위치·모양 논쟁 보단 공약 현실 돼야"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도 부산의 시장 후보들이 앞다퉈 '신규 야구장 건립' 공약을 쏟아내며 봄바람으로 설레는 롯데자이언츠 야구팬들의 마음을 흔들려 하고 있지만 이미 '희망 고문'을 학습한 부산 야구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5일 부산시장 각 후보 공약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자인 전재수 후보는 프로야구 개막 전날 북항 재개발 지역에 '바닷가 돔구장'을 짓겠다고 공약해 야구팬 표심 공략에 나섰다.
부산을 상징하는 바다 옆 구장과 비바람을 막아주는 돔구장은 부산 시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지만 가장 큰 예산이 들어간다.
국민의힘 경선 주자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바다 야구장 건립에 가세하고 나아가 제2구단 유치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기존 추진하고 있던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계속 이어서 하고 부산 시민의 염원인 북항 야구장도 지어 제2구단이 사용하면 된다는 그림이다.
같은 당 주진우 후보는 사직야구장을 재건축하고 북항에는 개폐형 아레나를 지어 케이팝과 이스포츠 메카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경선 주자인 이재성 후보도 "북항에 개방형 복합 야구장을 지어 야구와 e스포츠, 공연, 관광이 함께 돌아가는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야구팬들은 야구 커뮤니티에 "또 선거철이네"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야구팬들은 각 후보의 공약을 바탕으로 AI로 조감도를 만들어 내며 "도대체 조감도만 몇 개째냐"며 풍자했다.
"선거철에 속지 말자, 삽 뜨기 전까지는 안 믿는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각 후보의 공약을 꼼꼼하게 분석하며 현실성 있는 제안을 내놓는 팬들도 보였다.
롯데자이언츠 팬 이상원(40)씨는 "이왕이면 랜드마크로 만들면 좋겠지만 쉬운 일이면 벌써 지어지지 않았겠느냐"며 "북항이냐 사직이냐 돔이냐 개폐형이냐를 두고 논쟁 벌일 시간에 하루라도 빨리 새 구장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달라"고 말했다.
최모(35)씨도 "시장이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계속 계획이 바뀌면서 야구팬들의 신뢰를 잃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중의 욕망을 공약화하는 게 정치지만 선거철마다 지켜지지 못한 반복된 공약으로 야구팬들은 야구장 건립 공약을 두고 기대감보다는 피로감을 우선 느낀다.
자타공인 '야구 도시'를 표방하는 부산이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낡은 구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롯데자이언츠 팬들은 팀 성적만큼이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왔다. 여기에 그간 여러 정치인이 남발하고 지키지 못한 공약까지 더해지면서 상처와 불신만 쌓였다.
새 야구장 건립은 3선인 허남식 시장 때부터 거론됐지만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4년 당선된 서병수 전 시장은 돔구장을 약속하고 임기 막바지에 구체적인 안을 발표했지만 재선에 실패했다.
이후 당선된 오거돈 전 시장은 서 전 시장의 계획을 틀어 북항에 개방형 야구장을 짓겠다고 했지만, 구상에서 끝났다.
박형준 시장은 재선 기간 가장 쉬운 길인 개방형으로 사직구장 재건축을 추진해왔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두차례 만에 겨우 통과했다.
그 사이 서울, 인천, 대구, 대전 등 다른 도시들은 신규로 야구장은 건립하거나 건축 또는 철거를 앞두고 있다.
1985년에 지어진 사직야구장은 잠실야구장이 올 시즌을 끝으로 철거되면 프로야구 최고령 구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