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꺾지 못한 이도희 이란 감독의 열정 "묵묵히 이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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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C 클럽 대회·네이션스컵서 이란 여자 배구팀 지휘
박기원 태국 감독, 정선혜 코치도 합심 "이란 선수들, 감사한 마음"
이도희(오른쪽) 이란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이 7일 태국 방콕에서 정선혜 임시 코치(왼쪽), 박기원 태국 대표팀 감독(가운데)과 밝게 웃고 있다. [이도희 감독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도희 이란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2월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었다.
이란 이스파한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이끌던 이도희 감독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을 공습하면서 주이란 한국대사관으로 피신했고, 이후 외교부와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대사관이 마련한 임차 버스를 타고 투르크메니스탄과 튀르키예를 거친 이도희 감독은 대피 나흘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도희 감독은 이란 대표팀 지휘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최근 아시아배구연맹(AVC) 챔피언스리그가 열린 태국 방콕으로 출국해 이란배구협회의 요청에 따라 이란 메흐레간 누르 클럽을 지휘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이도희 감독은 "이란에 있던 선수들은 3일 동안 이동해 방콕에 도착했고,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며 "전쟁 여파로 준비가 부족해 준결승 진출엔 실패했으나 선수들을 다시 만나 대회에 나섰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도희 감독은 방콕에서 12명의 선수를 이끌고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란 대표팀은 이달 하순 네팔에서 열리는 중앙아시아 대회에 출전한 뒤 다음 달 필리핀에서 열리는 AVC 네이션스컵 대회까지 참가할 예정이다.
이란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 두 달 넘는 시간 동안 해외에서 훈련을 이어가야 한다.
이도희 감독은 "다행히 AVC와 국제배구연맹(FIVA)의 도움으로 훈련 장소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열심히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대표팀의 훈련엔 한국 배구인들이 두 팔을 걷고 힘을 보태고 있다.
태국 남자 대표팀을 지휘하는 박기원 전 대한항공 감독은 태국 현지에서 이란 대표팀의 훈련을 돕고 있다.
과거 이도희 감독과 호남정유에서 함께 뛰었던 정선혜 코치는 임시 코치로 합류했다.
이도희 감독은 "정 코치는 호주에서 생활하다가 이란 대표팀의 사정을 듣고 바로 달려와 줬다"며 "이란 선수들은 한국 지도자들의 도움에 매우 감사해한다"고 전했다.
이도희 감독은 불안한 국제 정세가 하루빨리 안정되길 바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걱정 없이 훈련과 대회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그때까지 묵묵히 이란 대표팀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란에선 남자 배구는 물론 여자 배구 인기도 높다"며 "이란 여자 대표팀엔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데, 프로배구 V리그에서 아시아 쿼터로 뛸 만한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2000년까지 한국 여자 배구의 대표 세터로 활약했던 이도희 감독은 흥국생명, GS칼텍스 코치를 거쳤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현대건설 감독으로 활동했다.
이란 대표팀은 지난해 6월부터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