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 꿈 이룬 이상민의 다음 목표…"'KCC' 첫 통합 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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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건강한 KCC'로 더 빠른 농구 하며 정규리그 1위도 노리고파"
'적장' 된 이규섭엔 "공부 많이 하는 친구라 잘될 것…감독으로 우승하길"
(용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부산 KCC 이지스 이상민 감독이 15일 경기도 용인시 KCC 용인연습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기 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26.5.16 [email protected]
(용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빨리 내려놓고 즐기고 싶은데 아직은 좀 공허한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한 팀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기록을 세우고서 이틀을 보낸 이상민(53) 부산 KCC 감독의 첫 마디였다.
선수 시절 누구나 인정하는 한국 농구 최고 스타였던 이 감독은 13일 끝난 2025-202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사령탑으로 KCC의 우승을 이끌었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숀 롱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허웅의 동생이자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가드 허훈까지 품으며 호화 라인업을 더욱 강화, 우승 후보로 꼽힌 KCC는 정규리그 6위 팀 최초의 챔프전 진출과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KCC 지휘봉을 잡은 첫해에 이 감독은 농구 인생 마지막 꿈으로 제시했던 '우승 감독'이 됐다.
선수 시절 현대와 후신인 KCC의 간판스타로 우승을 일궜던 그는 2023-2024시즌 코치로, 그리고 이번엔 감독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선수-코치-감독 우승은 이 감독이 프로농구 역대 4번째인데, 모두 한 팀에서 이룬 것은 이 감독이 처음이다.
(용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부산 KCC 이지스 이상민 감독이 15일 경기도 용인시 KCC 용인연습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5.16 [email protected]
15일 경기도 용인시 KCC 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이 감독은 "'우승 감독'이 된 것이 정말 좋지만, 아직은 여유가 없고 긴장된 느낌이다. 지금도 잠을 잘 못잔다"면서 "축승회 등이 끝나고 나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 이후 주변에서 '우승했는데 리액션이 너무 덤덤한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눈에 물이라도 뿌리거나 액션을 더 취해야 했나 싶기도 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농구로 운 것이 딱 두 번이다. 선수 시절 서울 삼성으로 이적했을 때 기자회견, 팬들이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을 빌려서 열어준 은퇴식에서 제가 거쳐 온 유니폼이 배너로 제작돼 내려오는 것을 봤을 때"라고도 했다.
간절히 기다렸던 우승에도 눈물이 나지 않았던 건 우승이 '당연한 듯' 여겨진 상황에서 끝내 해냈다는 안도감이 더 커서였을지도 모르겠다.
국가대표급 라인업의 KCC는 '슈퍼 팀'으로 불리지만, 부상으로 정규리그엔 주전 라인업을 온전히 가동한 적이 거의 없어서 6위로 플레이오프(PO) 막차를 탔다.
이 감독은 "'이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 못 하면'이라는 압박감이 늘 있었다. 통합 우승이라는 목표가 처음에 어긋나고 PO에도 편하게 오르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고양=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13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KBL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대 부산 KCC 이지스 5차전 경기.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부산 KCC 이상민 감독이 그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5.13 [email protected]
이어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야 모두가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개성 강한 선수들이 PO에선 어떻게 할지 궁금했는데 원주 DB와의 6강 1차전을 보고서는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되짚었다.
지난달 13일 정규리그 3위 팀 DB와의 6강 PO 1차전에서 KCC는 접전 끝에 81-78로 이겼고, 이후 6강 PO를 3연승으로 통과했다. 정규리그 2위 안양 정관장과의 4강 PO는 3승 1패, 고양 소노와의 챔프전은 4승 1패로 끝냈다.
이번 우승에 대해 "기량 있는 선수들이 열심히 하면 이렇게 무섭다는 걸 다시 보여준 것 같다"고 의미를 둔 이 감독은 "챔프전 끝나고 선수들에게는 다 안아주며 고맙다고 했다. (챔프전) MVP는 허훈이 받았지만, 내 마음에는 5명 다 MVP다. 누가 받아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 사령탑 첫 팀인 삼성에서 2014∼2022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스스로 '실패한 감독'이라 했던 이 감독이 KCC에서 첫 시즌 우승에 닿으면서 스타 출신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의견을 귀담아들은 그의 리더십도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선 "우승을 못 했다면 '그 선수들 결국 못 휘어잡고 끌려가네'라는 소리를 들었을 거다. 우승을 했기 때문에 정답이 된 것일 뿐, 결국은 정답은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용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부산 KCC 이지스 이상민 감독이 15일 경기도 용인시 KCC 용인연습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5.16 [email protected]
'우승 감독'이 된 다음의 목표를 묻자 그는 체육관 천장에 매달려 있는 역대 우승 기념 배너를 가리켰다.
이 감독은 "저기에서 통합 우승이 두 번인데, 맨 앞의 1997-1998, 1998-1999시즌. 현대 시절이다. 'KCC'라는 이름으로는 통합 우승을 한 적이 없다"면서 "정규리그 1위를 다시 한번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2001년 현대를 인수해 'KCC'가 된 이후 챔프전 우승이 5차례나 되지만, 정규리그까지 동시에 정상에 오른 적은 없다.
최근 두 차례 챔프전 우승은 정규리그 5위(2023-2024시즌), 6위(2025-2026시즌)로 PO를 시작해 이뤄낸 것이었다.
이 감독은 통합 우승에 대해 "부상이 없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소통을 더 하고 팀을 만들어가면서 부상 없이 시즌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번 시즌보다 '더 건강한 KCC'로 좀 더 빠른 농구를 하면서 다시 증명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용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부산 KCC 이지스 이상민 감독이 15일 경기도 용인시 KCC 용인연습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기 전 우승 현수막이 붙을 자리에 서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5.16 [email protected]
정상 수성에 나설 다음 시즌 KCC의 앞엔 2·3쿼터 외국인 선수 2명의 동시 출전 허용되는 리그의 변화와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참가라는 변수도 놓여 있다.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구성과 관련해선 중국, 일본 리그와 경쟁해야 하다 보니 여러모로 쉽지 않다.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시아 쿼터 선수도 보러 다녀야 하고 계속 바쁘게 지낼 것 같다"면서 "코치도 1명 새로 선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치 선임'이 과제로 추가된 건 이 감독을 보좌해왔던 이규섭 수석코치가 15일 원주 DB 감독으로 선임 발표되면서 예상치 못하게 자리가 비었기 때문이다.
이규섭 신임 감독은 이상민 감독이 삼성을 이끌 때부터 호흡을 맞췄던 사이인데, 이제 '적장'으로 만나게 됐다.
이상민 감독은 "이규섭 감독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선 '삼성 때부터 지금까지 불러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저도 '그동안 보필해줘서 고맙고, 감독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코치로서 우승했으니 너도 감독으로 우승 한 번 이루길 바란다'고 해줬다"고 소개했다.
이어 "열심히 하고 공부도 많이 하는 친구라 문제없을 것"이라면서 "DB가 계속 상위권에 있었던 팀이니 잘 이끌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덕담도 전했다.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역사'가 남은 한 시즌을 뒤로하며 이 감독은 주변의 고마운 이들도 거듭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와 정상영 KCC 명예회장님이 모두 계셨을 때 감독으로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지금은 두 분이 하늘에서 보시며 기뻐해 주실 것 같고,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예회장님부터 KCC 회장님들께서 이 자리를 다 만들어주셨다. 제가 힘들거나 중심을 못 잡을 때는 최형길 단장님과 프런트 구성원이 중심을 잡고 이끌어 주셔서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또 "특히 (서)장훈이가 '형, 거기서 우승 한 번 해서 자존심 꼭 세워'라고 응원해주고 피드백도 많이 줬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 시절부터 인연 있는 배우 (손)지창이 형도 많이 챙겨줘 정말 고맙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