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초구는 직구입니다"…약속 지킨 키움 왼팔 신인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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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고 다부진' 제2의 김재웅 평가 속 데뷔전 무실점 호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밥도 맛있고, 분위기도 다르고. 역시 1군은 다르네요."
지난 12일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승격해 17일 고척 SSG 랜더스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신인 왼팔 투수 정세영(18)의 1군 소감은 소박했다.
그는 경기에 앞서서 기자들과 만나 "마운드에 올라가면, 신인답게 패기 있게 적극적으로 대결하겠다"면서 "초구는 직구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상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키움에 입단한 정세영은 신장 177㎝로 투수치고는 크지 않은 체구다.
최고 구속도 시속 140㎞ 초반대라 지명 순위는 8라운드까지 밀렸지만, 위축하지 않고 타자에게 정면 대결을 벌일 줄 아는 선수다.
왼팔 투수가 1군에 데뷔해 살아남으려면, 먼저 좌타자를 잘 잡아야 한다.
보통 왼팔 투수가 좌타자를 상대할 때 잘 활용하는 무기는 슬라이더지만, 정세영은 체인지업을 자신 있게 던지는 게 자신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공이 빠르지는 않아도, 회전수가 많이 나오는 것도 강점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정세영을 두고 "신인 때 김재웅을 보는 것 같다"고 평했다.
지금은 상무에서 복무 중인 왼팔 투수 김재웅은 신장 171㎝임에도 지난 시즌까지 키움의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선수다.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22년에는 65경기 3승 2패, 13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2.01로 맹활약했다.
정세영은 "중학교 때부터 코치님이 제가 김재웅 선수와 비슷한 유형이라며 챙겨 보라고 권하셨다. 저 역시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팀이 1-11로 크게 뒤진 9회 등판해 1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주고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경기 전 예고한 대로, 프로에서 상대한 첫 타자 SSG 김태윤에게 초구 직구를 던졌다.
초구 구속은 시속 141㎞였지만, 회전수는 2천500rpm(분당 회전수) 정도로 리그 정상급이었다.
김태윤을 볼넷으로 내보낸 정세영은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내야 땅볼, 오태곤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고명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경기 후 정세영은 "오랜 시간 꿈꾼 무대에서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다. 데뷔전을 치렀으니, 이제는 1군에 오래 남는 게 목표"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첫 타자 김태윤과 8구 대결 끝에 볼넷을 내준 건 "스윙이 나올 법한 공이라고 생각했는데, 배트가 안 나오는 걸 보고 '역시 1군은 다르구나' 싶었다. 초구는 직구를 던지고 싶었는데, 마침 포수 (김)건희 형이 직구 사인을 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