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송성문 '6년 120억' 장기 계약 둘러싼 오해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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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FA 역대 야수 최고액…MLB 진출 시 계약은 '자동 파기'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내야수 송성문과 비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6년 총액 120억원에 장기 계약을 맺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기념 촬영하는 내야수 송성문. 2025.8.4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역대 프로야구 비(非) 프리에이전트(FA) 야수 최고액으로 사인한 송성문(28·키움 히어로즈)의 계약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온다.
키움 구단은 지난 4일 송성문과 계약기간 6년, 총액 120억원의 조건으로 비 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비 FA 다년 계약 가운데 역대 여섯 번째로 총액 100억원을 넘은 사례다.
무엇보다 120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2월 KBO리그에 8년 총액 170억원의 조건으로 복귀할 당시 계약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은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제외하면, 송성문이 유일한 전액 보장이다.
그만큼 키움 구단은 송성문의 가치를 높게 인정했다.
송성문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KBO리그에서 7개 시즌을 채워 비공개 경쟁 입찰(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
송성문은 지난 17일 "이번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계약 체결 당시부터 해외 진출 의사를 드러냈고, 이번에 명확하게 시기까지 못 박은 것이다.
송성문이 체결한 6년 총액 120억원 계약이 시작하는 시점은 2026시즌이다.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키움 송성문이 11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 프라이데이' 컴투스프로야구 홈런 더비에서 타격하고 있다. 2025.7.11 [email protected]
만약 MLB 진출에 성공하면, 이번에 맺은 계약은 자동으로 파기한다.
그리고 KBO리그에 복귀한 뒤 4시즌이 지나야 FA 자격을 얻는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야구계 일각에서는 키움 구단이 무효가 될지 모를 계약으로 생색낸다고 지적한다.
'비 FA 야수 최고액', '최초의 전액 보장'과 같은 수식어가 '빛 좋은 개살구'라는 이야기다.
키움 구단 측은 오해라고 항변한다.
구단 관계자는 "만약 이러한 지적이 사실이 되려면, 송성문 선수가 이정후처럼 빅리그에 가는 게 기정사실이어야 성립한다"고 말했다.
소속 선수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구단 기조에 맞춰, 이번에도 선수를 배려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MLB 스카우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송성문의 빅리그 진출 가능성은 '모 아니면 도'에 가깝다고 한다.
송성문이 KBO리그 정상급 선수로 본격적인 활약을 펼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해다.
그래서 선수 본인도 "좋은 평가가 나올 확률이 낮을 것이다. 나이도 적지 않고, 이제 딱 2년 잘한 것"이라고 냉정하게 바라본다.
키움 구단과 송성문은 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 금액 기준'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금액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너무 낮은 금액이라면 키움 구단도 승낙하기 어렵고, 선수 본인도 받아들일 수 없다.

(메사[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3일(현지시간) 키움 히어로즈 스프링캠프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 애슬레틱 그라운즈에 방문해 키움 내야수 송성문과 대화하고 있다. 2025.2.14 [email protected]
한 관계자는 "2년 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에 갈 때처럼 송성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구단이 나와야 계약까지 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키움 구단은 향후 팀 전력 재구축에 꼭 필요한 송성문을 붙잡기 위해 선수에게 유리한 다양한 조항을 계약에 넣었다.
비 FA 다년 계약을 보통 5년 단위로 체결하는 것과 달리, 6년짜리 계약을 한 것도 선수를 배려한 것이다.
6년 계약을 맺은 덕분에 송성문은 계약이 끝난 뒤 35세가 넘어 FA 등급제에서 'C 등급'을 받는다.
또한 타팀 이적 시 보상금 부담을 덜고자 장기 계약 6년째 연봉을 가장 적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송성문은 일찍부터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장타력과 주력, 수비력을 겸비한 3루수'는 FA 시장에서 '부르는 게 값'이다.
그래서 키움 구단은 송성문을 일찌감치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구단과 선수 모두 만족하는 6년 120억원의 계약이 나올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