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입에 재갈 물린 '건강한' 구창모…"내 공에 믿음 있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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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 1차전 선발 등판해 2년 5개월 만의 6이닝 투구
경기 지연 변수 딛고 최고의 역투 "즐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투수 구창모가 5회말 위기를 1실점으로 마무리하며 환호하고 있다. 2025.10.6 [email protected]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건강한 구창모(NC 다이노스)는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적이 없다.
프로야구 최정상급 토종 좌완 투수 구창모는 팀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구창모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WC)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구창모의 투구 환경은 그리 좋지 않았다. 경기 전 쏟아진 비로 경기가 40분간 지연되면서 경기 준비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구창모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는 "올 시즌 등판하는 경기마다 비가 내려서 익숙했다"며 "오히려 몸 풀기 전에 경기가 지연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회 선두 타자 이재현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김성윤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한 뒤 구자욱을 병살타로 막았다.
김성윤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선을 스치는 절묘한 직구를 던져 잡았고, 구자욱은 바깥쪽 승부를 펼치다 허를 찌르는 몸쪽 공을 쑤셔 넣어 범타를 유도했다.
구창모의 직구는 최고 구속이 시속 146㎞에 그칠 정도로 빠르지 않았지만, 삼성 타자들은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구창모는 2회 1사 2루에서 강민호와 김지찬을 모두 내야 땅볼로 잡아내는 등 적은 투구 수로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2-0으로 앞선 3회엔 2사 1루에선 김성윤을 2루수 직선타로 막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4회엔 10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두 번째 타자 디아즈는 헛스윙만 세 번을 했다.
4-0으로 앞선 5회말엔 주전 포수 김형준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백업 포수 김정호가 출전했으나 구창모는 호투를 이어갔다.
2사에서 이성규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흔들림 없이 류지혁을 내야 땅볼로 막으며 이닝을 끝냈다.
6회엔 1사에서 김성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구자욱과 디아즈를 다시 연속으로 내야 땅볼 처리했다.
NC 원정 팬들은 기립해 구창모를 연호했고, 그는 밝은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경기 후 구창모는 "내 공에 믿음이 있었다"며 "삼성라이온즈파크가 타자 친화 구장인 데다 삼성 타선에 홈런 타자가 많지만, 오히려 공격적으로 대응하며 경기를 풀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시즌 승리는 (2020년 한국시리즈 이후) 5년 만이더라"며 "오늘 경기에서 지면 탈락하는 상황이었지만 즐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투수 구창모가 5회말 위기를 1실점으로 마무리하며 환호하고 있다. 2025.10.6 [email protected]
2015년 NC에 입단한 구창모는 우수한 디셉션(구종을 속이는 동작)과 빠른 팔 스윙,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왼손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마다 부상에 시달렸다.
2020년 왼쪽 척골(팔꿈치 아래뼈) 수술을 받은 뒤 1년 이상의 세월을 재활로 날렸고, 2023년엔 왼쪽 어깨, 왼쪽 팔꿈치 근육, 왼쪽 전완부 척골을 차례대로 다쳤다.
이후 상무에 입대한 구창모는 재활 과정을 거친 뒤 올해 전역 후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51의 성적을 거뒀다.
그는 복귀 후 한 번도 5이닝 이상을 책임지지 못했지만, NC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 그를 선발로 내세웠다.
그리고 구창모는 믿음에 부응했다.
구창모의 활약은 삼성 타선을 상대로 했기에 더욱 의미 있었다.
삼성 타선은 2025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팀 타율 0.326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1위를 기록했고, 특히 타자 친화 구장으로 꼽히는 홈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구창모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올 시즌 50홈런-150타점을 기록하고 대구에서만 32개의 홈런을 폭발한 디아즈도 무안타로 틀어막았다.
구창모가 한 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책임진 건 2023년 5월 11일 kt wiz전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