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페인 맹폭 막아낸 40세 수문장 "카보베르데 국민에 영광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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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27회' 파상공세 육탄 방어…경기 후 SNS 팔로워 500만명 폭증
'승점 1' 획득한 브리투 감독 "더 많은 것을 원한다"
(과달라하라=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첫 월드컵 무대에서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기적 같은 무승부를 일궈낸 카보베르데 축구대표팀은 벅찬 감동을 숨기지 못했다.
눈부신 선방 쇼로 이변의 중심에 선 40세 베테랑 수문장 보지냐는 기쁨의 눈물을 쏟아내며 역사적인 첫 승점 획득의 영광을 국민에게 돌렸다.
카보베르데는 16일(한국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0으로 비겼다.
스페인이 무려 27차례 슈팅을 쏟아붓는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카보베르데는 몸을 던지는 육탄 방어로 90분 내내 골문을 굳게 지켜내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서 가장 빛난 별은 단연 카보베르데의 '마지막 방패' 보지냐였다.
보지냐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나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 그리고 모든 카보베르데 국민이 무척 자랑스럽고 행복한 심정일 것"이라며 "우리는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포르투갈 프로축구 2부 리그 샤베스에서 뛰는 보지냐는 불혹의 나이에 생애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월드컵은 처음이지만, 2012년 국가대표 데뷔 이래 총 88번의 A매치에 출전하며 카보베르데 역대 최다 출장 2위에 올라 있는 '축구 영웅'이다.
ESPN에 따르면, 보지냐는 카보베르데, 포르투갈, 몰도바, 앙골라, 키프로스, 슬로바키아 등 다양한 국적 리그에서 19년간 200경기 이상 출전한 베테랑이다.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5만6천명에서 경기 후 500만명 이상 폭증해 현재 561만명으로 늘었다.
보지냐의 아버지는 아르헨티나 스트라이커 호르헤 발다노처럼 아들을 스트라이커로 키우고 싶어 '발다노'로 이름 지으려고 했지만, 당국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모국어로 쓰는 포르투갈어로 '작은 목소리'라는 뜻의 보지냐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보지냐의 본명은 주지마르 지아스다.
나이가 무색하게 스페인의 포격을 온몸으로 튕겨낸 보지냐는 이날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고향 어머니 집에서 큰 잔치가 열릴 것"이라며 "어머니가 현장에 오시지 못해 슬퍼하셨지만, 이 영광을 카보베르데의 모든 국민에게 바친다"고 덧붙였다.
페드루 브리투 카보베르데 감독 역시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브리투 감독은 "스페인이 경기 내내 공을 소유했지만, 점유율이 곧 경기 통제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스페인의 공세를 무력화한 팀의 끈끈한 조직력을 칭찬했다.
그는 "이 결과는 조국에 모든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항상 전 세계가 우리나라와 우리 팀을 보게 되길 바랐다"며 "이날 우리는 탄탄한 조직력과 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줬다. 끊임없이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회복력'이야말로 카보베르데의 참모습임을 증명해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또한 수문장 보지냐를 향해 "오늘 단연코 경기장 내 최고의 선수였다"고 칭찬했다.
그는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함께한 베테랑 골키퍼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팀이 꽤 침착하게 뛰어준 덕분에 보지냐 역시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기적 같은 무승부로 조별리그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브리투 감독은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처럼 소위 '약체'로 불리는 팀들의 노력에 더 많은 찬사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작은 국가의 대표팀들도 강팀과 대등하게 맞설 자격이 충분하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