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도 경력직이 대세…1년 차 외국인 투수, 씨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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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자책점 톱10 중 6명이 토종 투수…외국인 4명은 '경력직'
새 외국인 투수들 줄줄이 부상·부진 이탈…ABS·S존에 고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올스타 브레이크를 약 2주 앞둔 29일 현재 프로야구 평균자책점 순위표를 살펴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상위 10명 중 6명이 국내 투수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애덤 올러(2.51)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토종 투수들이다.
두산 베어스 최민석(2.57), 한화 이글스 류현진(2.67), 두산 곽빈(2.89)이 올러의 뒤를 쫓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3.06)이 6위, NC 다이노스 구창모(3.36) 9위, LG 트윈스 임찬규(3.48)는 10위에 올라 있다.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수들이 강세를 보여온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중 국내 선수가 6명이나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평균자책점 톱10에 토종 투수가 6명 이상 이름을 올린 건 2012년(7명)이 마지막이다.
현재 순위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국내 투수들은 14년 만의 평균자책점 톱10 최다 기록을 쓰게 된다.
올 시즌 토종 투수들이 평균자책점 순위 상위권을 점령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부진 때문이다.
많은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토종 선발 투수들의 존재감이 커졌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외국인 투수 부상 문제로 골머리를 앓지 않은 구단은 KIA와 롯데, 단 2개 구단뿐이다.
선두 LG는 이달 초 요니 치리노스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고전하자 방출 후 약셀 리오스를 영입했고, 2위 삼성 라이온즈는 맷 매닝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대체 선수 잭 오러클린과 두 차례 연장 계약을 맺었다.
3위 kt wiz도 케일럽 보쉴리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부상 대체 선수 로건 앨런을 영입했다.
공동 5위 한화는 오웬 화이트가 시즌 초반 왼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윌켈 에르난데스가 지난 달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공동 5위 두산도 어깨 근육 손상 진단을 받고 재활 중인 크리스 플렉센의 복귀를 기다리다가 29일 결국 방출 조처했고, 7위 NC는 라일리 톰슨이 개막을 앞두고 왼쪽 복사근을 다쳐 시즌 초반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9위 SSG 랜더스는 개막 전 신체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된 드루 버하겐과 계약을 해지한 뒤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영입했으나, 베니지아노는 올 시즌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7의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도 어깨 부상 여파가 길어져서 방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 토머스 해치를 영입했다.
해치 역시 올 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19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는 29일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한 네이선 와일스를 퇴출했다.
올 시즌 도입한 아시아 쿼터 선수들의 활약상도 미미하다.
LG 라클란 웰스(5승 2패 평균자책점 2.88), 한화 왕옌청(6승 3패 평균자책점 3.59), 키움 가나쿠보 유토(4승 4패 8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를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를 내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
특히 올 시즌 처음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1년 차 외국인 투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상위 10위 안에 든 외국인 투수 4명은 KBO리그에서 최소 두 시즌 이상을 뛰고 있는 경력직 선수들이다.
5위 삼성 아리엘 후라도는 2023년부터 4년째 KBO리그에 몸담고 있고, 7위 키움 라울 알칸타라는 이번이 6시즌째, 8위 KIA 제임스 네일은 3시즌째다.
일각에선 새 외국인 투수들이 KBO리그의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올 시즌 KBO리그에 처음 합류해 규정 이닝을 채우고 4점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외국인 투수는 왕옌청과 오러클린, 단 두 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