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아치기 달인' 옥태훈 "순간 집중력 좋아…저는 노력파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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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급 대회' KPGA 선수권 역전승으로 생애 첫 투어 우승 달성
동계 훈련 때 처음 울어…어머니 건강한 모습에 더 좋았다는 '효자 골퍼'
(양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옥태훈은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다.
옥태훈은 22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1·7천142야드)에서 끝난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6억원)에서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우승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신용구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옥태훈은 4라운드 초반 9개 홀에서 7타를 줄이며 맹공을 퍼부어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전반 9개 홀을 29타로 끝낸 옥태훈은 3번 홀(파5) 샷 이글, 6번 홀(파3) 칩인 버디 등 그야말로 정신 없이 타수를 줄여 나갔다.
지난해 골프존-도레이오픈 마지막 날에는 9개 홀에서 9언더파 27타를 쳐 역대 KPGA 투어 최저타수 기록을 세울 정도로 한 번 불이 붙으면 누구도 말리기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 이글 3개를 기록한 옥태훈은 또 KPGA 투어 통산 홀인원을 5번이나 기록해 이 부문에서도 최다 기록 보유자다.
2022년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에서 정상에 올랐지만 KPGA 투어 우승이 없었던 옥태훈은 이번 대회에서 2018년 KPGA 투어 데뷔 후 125개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아마추어 및 정식 투어 데뷔 전에 출전한 대회를 더하면 131번째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
옥태훈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몰아치기에 능한 도깨비 골퍼'라는 말에 웃음을 터뜨리며 "순간 집중력이 좋아서 집중해야 할 때 기회를 잘 잡는 편인 것 같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올해 감이 좋았는데 마지막에 미끄러져 아쉬웠다"며 "오늘 침착하게 제 플레이만 하자는 마음으로 나오기 전에 거울을 보며 '나는 할 수 있다', '너는 될 놈이다'라고 다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옥태훈은 6월에 출전한 3개 대회에서 4위, 공동 5위, 우승으로 모두 '톱5' 성적을 냈다.
다소 개구쟁이 같은 인상인 그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께서 제가 연습을 안 하는 줄 아신다"며 "저는 천재형이 아닌 노력파 선수라고 꼭 좀 기사에 써달라"고 익살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가 몰아치기를 잘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앞으로 (하루에) 14언더파도 한 번 쳐보겠다"고 장담하며 또 한 번 인터뷰실에 폭소가 터지게 했다.
그는 또 "슬라이스가 많이 나오는 편이라 겨울 훈련 때 잡아보려고 했는데 이번엔 공이 와이파이처럼 왼쪽, 오른쪽으로 다 튀더라"며 "시즌 걱정에 골프 시작 후 처음 울어도 봤다"고 '노력파 선수'의 힘들었던 과정을 소개했다.
그의 코치는 옥태훈의 우는 모습에 '네가 골프에 이렇게 진심인 줄 미처 몰랐다'고 했다고 한다.
이날 3번 홀(파5) 샷 이글 상황을 두고는 "홀까지 62m 정도 남았는데 백스핀을 생각하고 70m 정도 치려고 했다"며 "약간 샷이 당겨 맞은 것이 운이 따라서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날 잘 안돼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래도 우승은 못 해도 꾸준히 잘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옥태훈은 "그동안 마지막 날 돌아갈 홀에서는 돌아가야 하는데 너무 공격적으로 친 것이 문제였다"고 자평했다.
2022년 아시안투어 우승 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던 그는 이날 우승 후에는 "어머니(고정숙 씨)가 작년 겨울에 수술받으셨는데 지금은 18홀을 같이 도실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셨다"며 "오늘 우승도 했지만, 어머니 건강하신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의젓한 '효자 골퍼'의 면모를 보였다.
KPGA 투어 첫 우승 숙제를 푼 그는 "앞으로 목표는 건강하게 오래 골프를 치는 것"이라며 "올해 남은 대회 목표도 예선에서 떨어지지 않고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번 우승으로 2025시즌 상금, 제네시스 포인트 모두 1위로 올라선 그는 올해 '톱10' 진입 횟수도 6번으로 가장 많이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