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부터 구급차까지…프로 축구구단 운영에 침투한 伊마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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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마피아가 유베 스타비아 구단 운영 장악"…법원, 임시관리인 지정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이탈리아 2부 리그(세리에B) 프로축구팀 유베 스타비아가 마피아의 구단 운영 개입 혐의로 법원 통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사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마피아 조직이 이미 스포츠 구단의 운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법원은 최근 유베 스타비아 구단을 임시로 운영할 관리인을 임명했다.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이 유베 스타비아의 입장권 판매, 식당·청소, 안전·구급차 서비스까지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나폴리 지역 마피아 조직 카모라가 유베 스타비아 구단의 수익사업에 전방위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베 스타비아는 세리에B 소속으로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외증손자 로마노 플로리아니 무솔리니가 한때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세리에A(1부 리그) 승격 가능성까지 점쳐졌지만, 마피아 개입 혐의라는 암초를 만나게 됐다.
마피아 범죄를 수사하는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선수들은 경기만 하면 됐고 나머지는 모두 카모라가 처리했다"라며 "돈과 권력이 있는 곳이라면 마피아는 어디든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는 올해 2월 구단 직원 중 한명이 마피아 조직원으로 밝혀지면서 시작됐다. 그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경기장에서는 당신이 하지 못하는 일을 난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감 중인 한 마피아 수장은 유베 스타비아의 유소년팀에서 뛰던 자신의 아들이 1군에 뽑히지 못했다고 불평하자 "네가 누구의 아들인지 (구단에) 상기시켜줘라"라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마피아가 지역 사회의 호감을 사기 위해 프로축구 구단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마피아 조직이 교회에 거액을 기부하고 신부·주교와 가깝게 지내며 스스로를 관대한 존재로 홍보한 것과 같은 꼴이라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유베 스타비아 구단 측은 성명을 내고 "마피아나 범죄 조직과 연관됐다는 의심을 받는 주주·경영자는 없다"라고 말했다.
마피아의 프로축구 구단 운영 개입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탈리아 최고 마피아 범죄 판사로 꼽히는 조반니 멜릴로는 포자, 크로토네 등 프로축구 구단에서도 이미 유사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올해 6월에는 인터밀란·AC밀란의 강성 서포터 그룹 전 리더들이 마피아 조직과 연계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마피아 조직과 결탁해 경기 티켓을 강매하고 주차 공간을 대가로 금품을 받다가 덜미를 잡혔다.
멜릴로 판사는 "다른 축구 구단이나 농구 구단에서도 비슷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라며 "전통적으로 마피아가 뿌리를 내린 지역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