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유니폼 입고 돌아온 '부산 사나이' 호물로 "불고기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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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청두 vs 서울 ACLE 4차전
수원 지휘했던 서정원 청두 감독 "서울 꺾고 FA컵 우승한 것 생각나"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닭갈비, 김치찌개, 불고기 그립습니다."
중국 프로축구 청두 룽청의 브라질 출신 공격수 호물로(30)는 자신의 첫 해외 무대였던 부산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호물로는 청두를 이끄는 서정원 감독과 함께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 테이블에 앉았다.
청두는 4일 오후 7시 이곳에서 FC서울을 상대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을 소화한다.
청두의 붙박이 공격수 호물로는 한국 축구 팬들에게 매우 친숙한 이름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부산 아이파크에서 K리그1, K리그2 그라운드를 누비며 121경기에서 32골 23도움을 올렸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특유의 정감 많이 가는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호물로는 구수한 부산 사투리를 매끄럽게 구사할 정도로 빼어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연장자를 우대하는 위계질서와 단체생활 문화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그냥 지나쳐가는 어린 한국 선수를 불러세워 "야! 인사 똑바로 안 해?"라고 지적했다거나, 원정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선수들에게 "메뉴 하나로 통일하자"라고 했다는 등 수많은 '전설'을 남겼다.
한국을 떠난 지 5년이 됐지만, 호물로의 한국어는 여전했다. 그는 어색함 없는 억양으로 "네 안녕하십니까. 호물로입니다"라고 인사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부산 생활을 떠올리며 "한국은 나의 첫 외국 무대였다. 좋은 기억이 많다. 온 가족이 부산에서 행복하게 지낸 것에 신께 감사드린다"면서 "닭갈비와 김치찌개, 불고기가 참 그립다"고 웃으며 말했다.
청두는 중국 슈퍼리그 선두권에서 다툼을 벌이다 최근 2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치면서 우승이 불가능해졌다.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에 맞닥뜨리는 서울은 K리그에서 호물로에게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은 두루 남겼던 팀이다.
호물로는 "서울이 빅클럽이지만, 우리 청두도 빅클럽이다.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의 기억을 갖고 떠나겠다"고 다짐했다.
서 감독에게 서울은 훨씬 복잡한 기억의 상대다.
현역 시절 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에서 뛰던 그가 수원 삼성으로 이적한 역사는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 '슈퍼매치'를 낳았다.
서 감독은 수원 사령탑을 지내면서는 서울에 이긴 경기보다 진 경기가 많다.
다만, 2016년 FA컵(현 코리아컵) 결승에서 수원이 서울을 물리치고 우승한 좋은 기억도 있다.
서 감독은 "(서울과는) 힘들었던 경기도 있고, 아픈 기억도 있다. FA컵에서는 서울을 상대로 이겨서 우승했다.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공존한다. 양면성이 있다"면서 "내일 최선을 다해 좋은 기억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또 과거의 서울과 지금의 서울을 비교해 달라는 말에 "서울은 강점이 상당히 많은 팀이다. 리그 순위(5위)가 생각보다는 못 나온다고 다들 생각할 텐데, 서울이 선수층 좋고 경기 운영도 좋다. 잘될 때는때는 무서운 경기력을 보여준다. 다만, 한 시즌을 치르면서 사이클, 타이밍에서 (좋은 흐름을 못 이어간) 아쉬움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