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심판 신뢰 회복 위해 머리 맞댄 축구계…공청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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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잇단 판정 논란으로 뭇매…이동준 심판, 대표로 사과
(천안=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잇단 판정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대한축구협회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심판 쇄신을 위한 첫발을 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4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스타디움에서 'KFA 오픈 그라운드 : 심판 발전 공청회'를 열고 심판 발전과 구조적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공청회는 실추된 심판 신뢰를 회복하고 근본적인 구조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협회가 새롭게 도입한 공개 정책 발표회 KFA 오픈 그라운드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이기도 하다.
이날 행사에는 위원석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장, 박성균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 박창현 전 대구FC 감독, 이동준 심판, 김세훈 경향신문 기자, 이정찬 SBS 기자 등이 패널로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프로심판협의회장이자 27년 차 '베테랑'인 이동준 심판은 발언에 앞서 지난해 발생한 각종 판정 논란과 오심에 대해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 심판은 "심판진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그 어떤 이유로도 판정으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기보다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지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시스템에 투자하는 규모가 결국 우리나라 심판진의 국제 경쟁력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이 심판은 심판을 단순 운영 인력이 아닌 전문 직군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는 연차별 교육 과정이 명확하고 교육과 평가 조직이 분리되어 있으며, 국제 심판 후보군을 별도 트랙으로 육성한다"며 "한국도 심판 교육에 투자하는 예산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찬 기자 역시 "현재 국내 심판들은 기본급 없이 오직 수당제로만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으며 "심판계가 마주한 문제의 상당 부분은 이러한 불안정한 임금 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 교육 또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도제식 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공감했다.
심판 배정 및 평가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안도 다뤄졌다.
협회는 현재 경기 난도에 따라 이뤄지는 배정 방식을 보완해 경기 2주 전 배정을 통해 심판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경기 하루 전 배정 내용을 공개해 대중에게도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평가 지표를 도입해 승강 제도를 세분화할 계획이다.
김세훈 기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2주 전에 심판 배정을 통보해준다"며 "미리 통보받으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준비할 수 있어 판정의 안정감이 높아지고 평가도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현장 소통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박성균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판정 논란 발생 시 초동 단계에서 소통을 통해 오해를 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과의 신속한 소통으로 갈등을 조기에 진화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창현 전 대구FC 감독도 "불통이 이어지면 상처가 곪게 된다"며 "시즌 전후로 지도자와 심판들이 모여 서운한 감정을 털어내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각급 리그 심판들과 협회·연맹 관계자 약 80명이 참석했다.
협회는 지난달 두 차례 진행된 토론회와 이날 공청회 내용을 종합해 오는 23일까지 심판 역량 강화 및 교육 시스템 혁신 등을 담은 구체적인 '심판 발전 정책'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