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위 2만3천분의 여정…'10순위 신화' 함지훈이 남긴 유산
작성자 정보
- 코난티비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 조회
- 목록
본문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원클럽맨' 함지훈, 18시즌 여정에 마침표
총 858경기 출전으로 주희정 이어 역대 2위…통산 3천 AS 넘은 유일한 빅맨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함지훈이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눈물이 맺힌 채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6.4.8 [email protected]
(울산=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노력이 타고난 재능의 벽을 넘지 못하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곤 한다.
그래서 스포츠 팬들은 그 재능의 벽을 우직한 노력으로 허물어뜨린 선수들의 이야기에 열광하며, 그들을 진정한 스타로 기억한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레전드' 함지훈은 특유의 꾸준함과 한결같은 모습으로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 대표적인 선수다.
시작은 미미했다. 초등학생 시절 농구공을 처음 잡은 함지훈을 보고 당시 이웃 학교 중학생이었던 양동근 감독은 "살이나 빼려고 농구를 하나 보다"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또래보다 키가 작고 살집이 있었던 중학생 시절 함지훈은 2년 동안 연습 경기조차 단 1초도 소화하지 못한 채 벤치에서 스코어북만 적던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프로의 문을 두드릴 때도 평가는 기대보다 냉정했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8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2009-2010 KBL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시즌 MVP인 울산 모비스의 함지훈(가운데)와 신인상을 수상한 인천 전자랜드의 박성진(왼쪽) , 감독상을 수상한 부산 KT의 전창진 감독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0.3.8 [email protected]
중앙대 시절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외국인 빅맨들과 맞서기엔 수비가 약하고 발이 느리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결국 그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순위까지 밀린 끝에 현대모비스의 지명을 받았다.
낮은 기대치 속에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는 이후 18시즌 동안 단 한 번의 이적 없이 자신의 청춘을 고스란히 팀에 바치며 전설이 됐다.
성장기 시절 가드로 뛰며 익힌 영리한 농구 센스와 탄탄한 기본기는 그의 강력한 무기였다. 함지훈은 입단과 동시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곧바로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특히 프로 데뷔 3년 차였던 2009-2010시즌에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현대모비스의 통합 우승을 견인, 시대를 대표하는 빅맨으로 우뚝 섰다.
이후로도 함지훈은 KBL 역사상 유일무이한 챔피언결정전 3연패(2012-2013∼2014-2015)의 핵심 주역으로 활약했고, 2018-2019시즌에도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마침내 다섯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모두 채우는 데 성공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 6차전에서 모비스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MVP로 선정된 함지훈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후 웃고 있다. 2010.4.11 [email protected]
함지훈은 지난 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까지 통산 858경기에 출전해 평균 9.8점, 4.7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가 남긴 정규리그 누적 8천427득점은 현대모비스 구단 역사상 1위이자 KBL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리바운드 역시 통산 4천27개를 잡아내며 역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 어시스트 9개를 추가하며 달성한 '통산 3천 어시스트'는 그의 다재다능함을 잘 보여주는 기록이다.
KBL 역사상 3천 어시스트를 돌파한 선수는 함지훈이 7번째다. 앞선 6명이 모두 가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빅맨이 이 고지에 도달한 것은 최초의 기록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시간의 흐름조차 무색게 한 한결같음이다.
큰 부상 없이 프로 커리어를 보낸 함지훈은 동기들이 하나둘씩 코트를 떠날 때도 현역으로 팀의 중심을 지키며 정신적 지주 역할을 담당했다.
정규리그 통산 800경기를 넘어선 선수는 주희정(1천29경기)에 이어 함지훈(858경기)이 KBL 역대 2번째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 6차전에서 모비스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MVP로 선정된 함지훈이 트로피를 받으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0.4.11 [email protected]
주희정은 대학교를 중퇴하고 일찌감치 프로에 뛰어들었고 군 면제를 받았지만, 함지훈은 대학교를 졸업했고 군 복무까지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역 선수들에게 이정표가 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누적 출전 시간 역시 2만 3천110분으로 주희정(3만1천349분39), 추승균(2만4천344분49)에 이어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함지훈은 농구 인생의 제2막을 준비한다. 아직 확정된 행보는 없으나, 팬들은 그가 지도자로 돌아와 다시 한번 팀을 이끄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코트 위에서의 18년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가 증명해온 꾸준함의 가치는 현대모비스의 중요한 자산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