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KIA 양현종의 진화…신구종 '너클 커브'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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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데스볼'…개막전 전날 완성
검지 관절 구부려 '자이로 스핀' 유도…타격 타이밍 뺏는 효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만 38세 베테랑 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또 한 번 진화하고 있다.
양현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장착한 새로운 구종 너클커브를 앞세워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26시즌 세 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모두 4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1승 1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1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선 6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양현종은 승부처마다 크게 휘어 떨어지는 너클커브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0-0으로 맞선 3회초 1사에서 만난 좌타자 이주형과 대결이 대표적이었다.
양현종은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몸쪽으로 너클커브를 던졌고, 이주형은 순간적으로 타격 타이밍을 잃고 빗맞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에도 양현종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너클커브로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너클커브는 검지의 관절을 구부려 공을 찍듯 잡고 던지는 구종이다.
엄지와 중지의 힘으로 회전을 만들어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린다. 사선으로 떨어지는 일반 커브와는 다르다.
특히 양현종의 너클커브는 직구와 동일한 투구폼에서 나와 타자들이 구종을 읽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4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6.4.7 [email protected]
양현종에게 너클커브 장착을 권유한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양현종이 몇 년 전부터 직구로 윽박지르는 대신 슬라이더와 커브 궤적을 날카롭게 해서 타자를 상대하는 방법을 연구했다"며 "그는 커브를 던질 때 손의 움직임이 불편하고 공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양현종이 장착한 너클커브는 정확히 말하면 미국프로야구에서 데스볼(death ball)이라 불리는 구종인데, 직구와 똑같은 투구폼으로 그립을 달리해 자이로 스핀(gyro spin·총알처럼 공의 진행 방향과 평행하게 회전)을 줘서 공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코치는 "너클커브를 효과적으로 던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투구 시 팔 높이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양현종에게 적합한 구질이라고 판단해 권유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자이로 스핀을 주면, 공이 위 아래 방향으로 회전하지 않고, 미식축구 패스처럼 회전 축이 공의 진행 방향과 평행한 효과를 낳는다.
타자는 자이로 스핀에 힘입어 앞으로 굴러오듯 날아오는 공을 보고 밋밋하다고 느끼지만, 제대로 타격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 결국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무너뜨리기 위해 고안한 공이 양현종의 너클커브 방식이다.
이동걸 코치는 2026시즌 개막 직전 양현종에게 이 구종을 설명했고, 양현종은 개막전 전날인 3월 27일 불펜에서 이 공을 처음 던졌다.
이 코치는 "분석해보니 회전수와 궤적, 구속 등이 모두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좋게 나왔다"며 "개막 첫 경기부터 쓰라고 권유했고, 양현종은 훌륭하게 실전에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1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6.4.7 [email protected]
과감하게 새 구종을 장착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양현종은 앞으로도 너클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동걸 코치님이 권유해줘서 시도해봤는데 매우 좋더라"라며 "개막 후 첫 등판 경기부터 활용했고,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100% 완성한 구종은 아니다"라며 "계속 다듬어 좋은 무기로 만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새 구종을 받아들인 배경을 묻는 말엔 "나이가 많고 구속이 떨어진 만큼 기존의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며 "너클커브 덕분에 타자와 수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답했다.
너클커브는 부수적인 효과도 내고 있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할 때 위력을 발휘한다.
양현종은 2024년과 2025년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엔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0.250)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083)이 현저하게 낮다.
양현종은 "너클커브는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구종이라 수 싸움을 펼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서 편해졌다"며 "아울러 올 시즌엔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고 있는데 이런 변화가 수치로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